​당뇨 환자 임플란트 성공률 높일 실마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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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19-03-1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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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플란트 주변 뼈 형성 돕는 ‘HIF-1α’ 기능 확인

이재훈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치과보철과 교수 [사진=세브란스 제공]

세브란스는 이재훈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치과보철과 교수팀이 당뇨 환자의 임플란트 성공률이 낮은 원인과 이를 해결할 실마리를 밝혀냈다고 13일 밝혔다.

임플란트 치료 성공 여부는 수술 후 주변 뼈 형성과 유착에 달려있다. 뼈가 잘 자라나 단단히 붙어야 삽입한 임플란트가 고정돼 치아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성인의 경우 이러한 과정에 특별한 문제가 없어 임플란트 성공률이 95%에 달하지만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당뇨 환자는 치료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이를 설명하는 몇가지 원리 중 ‘HIF-1α’라는 전사인자 역할에 주목했다. HIF-1α는 사람 몸에서 기인한 전사인자로, 골절이나 뼈를 잘라내는 수술 후 치유되는 과정에서 발현돼 혈관과 뼈의 형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당뇨 환자의 경우 이러한 HIF-1α의 발현이 안정적이지 못하다. 혈당이 높으면 HIF-1α 축적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당뇨 환자는 HIF-1α가 충분히 쌓이고 기능하기 어렵다.

이 교수팀은 당뇨 환자의 체내에 HIF-1α가 필요한 양 만큼 축적되기 어렵다면 이를 외부에서 공급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는 총 4개 군으로 나눠 동물실험으로 진행됐다.

정상인 동물 군에 HIF-1α를 표면 처리한 임플란트 식립 그룹(NH)과 정상인 군에 HIF-1α를 표면 처리하지 않은 임플란트 식립 그룹(NP), 당뇨를 앓고 있는 동물 군에 HIF-1α를 표면 처리한 임플란트 식립 그룹(DH), 당뇨를 앓고 있는 군에 HIF-1α를 표면 처리하지 않은 임플란트 식립 그룹(DP)으로 나눠 임플란트 표면 골 접촉(Bone to Implant Contact)과 골량(Bone Volume)을 살폈다.

임플란트 표면 골 접촉은 뼈와 임플란트가 접촉하고 있는 정도를 측정한 것으로 임플란트가 뼈와 얼마나 단단히 결합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골량은 임플란트 나사선 사이 뼈의 양을 분석한 것으로, 임플란트가 얼마나 뼈에 안정적으로 지지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연구 결과, 임플란트 표면 골 접촉의 경우 HIF-1α를 표면 처리한 임플란트를 식립한 정상 그룹(NH)은 55%, HIF-1a를 표면 처리하지 않은 임플란트를 식립한 정상 그룹(NP)은 45%, HIF-1α를 표면 처리한 임플란트를 식립한 당뇨 그룹(DH)은 38%, HIF-1α를 표면 처리하지 않은 임플란트를 식립한 당뇨 그룹(DP)은 18%로 분석돼 정상 군에서는 물론 당뇨 군에서도 HIF-1α의 표면 처리 여부가 임플란트와 뼈의 결합에 확연한 차이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량 역시 각 그룹에서 50%, 50%, 47%, 28%로 분석돼 당뇨를 앓고 있는 군이라도 HIF-1α를 표면처리하면 정상군에 근접한 수치를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HIF-1α 존재 여부가 정상 군에서보다 당뇨 군에서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 이 교수팀이 사용한 약물 전달 방법도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HIF-1α는 세포막을 투과해 핵에 도달하기 어려워 수술 이외의 방법으로는 전달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달체에 HIF-1α를 연결해 세포핵까지 전달하는 단백질 전달기술 PTD(protein transduction domain)가 사용됐다.

이는 세포막 투과가 어려운 약물‧조절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세포 내부로 전달해 타깃 유전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발현시켜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같은 방식을 사용하면 기존 방식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주사 등을 통해 필요한 부위에 HIF-1α를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으며, 의학 관련 분자 학회지 ‘Molecule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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