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이커머스’ 전쟁①] 롯데·신세계, 시장 공습에 ‘원조 1등’ 방어전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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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9-03-05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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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기술 혁신’ 위해 5년간 3조원 투자…신세계, SSG닷컴 신설법인 닻 올려

  • 업계 1위 이베이코리아, 출혈경쟁 이익 약화…업계, 올해 판도변화 불가피

“어디엔가 비효율로 돌아가고 있다면 거기에 기회가 존재한다.” 
세계적인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Jeffrey P. Bezos)의 말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다’는 모토를 가진 아마존은 지난해 8월, 장중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17조5000억원)를 돌파했다. 미국 상장 기업 중 애플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나, 애플(38년) 보다 훨씬 빠른 기간(21년)에 달성해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이를 거울 삼아, 우리 기업들도 저마다 제2, 제3의 한국판 아마존을 꿈꾸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채널의 위기가 엄습한 유통업계에서 '아마존식 경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대
규모 투자를 통한 이커머스의 확대가 대표적이다. 총 3회에 걸쳐 국내 유통기업들의 이커머스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최저임금 인상, 의무휴업 확대, 오프라인 매장 출점의 한계···. 

내수 부진과 정부의 유통 규제 등이 계속 되면서 국내 유통기업들의 고심이 크다. 어디엔가 오프라인 시장의 ‘비효율’을 개선해야 한다는 자성도 한몫을 한다.

그렇다면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의 말처럼 ‘기회’는 과연 어디에 존재할까. 그곳은 바로 이미 잘 갖춰진 오프라인 유통망에 적을 둔 ‘온라인(이커머스)’이다. 보다 경쟁력 있는 이커머스를 향한 업계의 발걸음이 숨가쁘다.

◆롯데, e커머스본부 앞세워 ‘AI 등 기술 혁신’ 주도

롯데는 지난해 8월 롯데쇼핑 산하에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출범하고, 향후 5년간 온라인에 3조 원을 투자, 오는 2022년까지 매출 20조원 달성으로 업계 1위에 오른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롯데의 경쟁력은 ‘기술 혁신’이다. 이미 유통 업계 1위의 노하우와 금융 계열사 운영 등을 통해 쌓아 온 경험과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시장 선점을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는 최근 몇년 간 가장 발빠르게 도입한 ‘옴니채널’ 즉, ‘O4O(On-line for Off-line) 전략’과 함께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디지털 기술이 결집한 온라인몰 구축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신동빈 회장은 2017년부터 유통혁명을 이끌고 있는 아마존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롯데의 유통 계열사들도 기존 시장에 안주하지 말고 차세대 IT와 AI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접목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롯데는 일단 올 상반기 중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홈쇼핑 등 유통부문의 7개 온라인몰에 AI 기술 등을 하나로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후 내년까지 7개 몰을 하나로 통합할 방침이다.

◆신세계, ‘온라인센터’ 암초 딛고 SSG.COM 신설법인 출범

‘한국판 아마존’을 공언한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에 힘입어, 신세계그룹도 올해를 ‘이커머스 원년의 해’로 삼았다. 지난해 해외 투자 운용사로부터 1조원을 유치한 것을 기반으로 신설법인인 에스에스지닷컴(SSG.com, 이하 SSG닷컴)을 지난 1일 공식 출범시켰다.

SSG닷컴이 내세우는 강점은 ‘배송 서비스’다. 하남시 등의 반발로 대규모 온라인 센터는 유보된 상태나, 최우정 대표를 앞세운 SSG닷컴은 올 하반기 기존 2곳외에 추가로 김포시에 물류센터를 더 확보할 예정이다.

또 전국 100여개 이마트 점포의 P.P(Picking and Packing·집품 및 포장) 센터도 배송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2020년에는 지난해 대비 배송 처리 물량이 2배 가량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혁신적인 배송 서비스를 기반으로, 다소 늦은 감이 있는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베이코리아, ‘원조 업계 1등’ 방어전 주목

그동안 이커머스는 G마켓·옥션 등을 보유한 이베이코리아가 연 평균 거래액 14조원(2018년 기준 추정치)을 기록하며 1위를 고수했다. 11번가(9조원), 쿠팡(8조원), 위메프(5조원), 티몬(4조5000억원) 등이 뒤를 쫒는 형국이다.

이들은 가격을 대폭 할인하는 ‘딜(Deal)’과 특가할인 정책으로 그동안 시장을 주도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현저히 낮아지면서 흑자를 내기가 녹록지 않다는 것. 때문에 롯데와 신세계 등 덩치 큰 유통기업들이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의 적극적인 행보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면서 “기존 강자와 롯데·신세계 등 대기업의 진출, 네이버·카카오 등 IT기업까지 가세해 ‘이커머스 춘추전국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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