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주 투자 '말'보다 '행동'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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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9-03-0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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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합의 없이 끝낸 2월 28일 오찬회담을 열기로 했던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레전드메트로폴호텔 오찬장이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북경협주 투자자 역시 이제부터는 관심을 '말'보다 '행동'으로 옮겨야겠다. 북·미 정상이 주고받는 말잔치 대신 핵 폐기와 대북제재 해제, 경협 재개를 끈기 있게 지켜보아야 한다는 얘기다.

3일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남북경협주 전망을 보면 북·미 정상회담에만 매달린다면 또다시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투자자도 이미 확인했다. 한화투자증권이 집계하는 남북경협주지수(28개 종목)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성과 없이 끝낸 2월 28일 하루에만 4746.44에서 4110.90으로 13% 넘게 내렸다. 일신석재(-27.30%)와 아난티(-25.80%), 좋은사람들(-25.40%)을 비롯해 20% 넘게 내린 종목이 적지 않았다. 남북경협주지수는 올해 들어 2월 27일까지만 해도 33% 넘게 올랐었다.

아난티는 금강산 골프장과 리조트 운영권을 가지고 있다.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주가도 어떤 종목보다 많이 올랐었다. 아난티는 북한 투자에 관심을 가져온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를 사외이사로 받아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차로 정상회담 장소인 베트남으로 떠나면서 철도 관련종목도 시세를 냈었다. 거꾸로 2월 28일에는 철도주인 도화엔지니어링(-23.60%)과 대아티아이(-21.57%), 에코마이스터(-17.63%), 현대로템(-12.20%), 삼호개발(-9.91%)이 모두 미끄러졌다. 역시 기대를 모았던 개성공단과 인프라, 에너지 관련종목 주가도 빠짐없이 내렸다.

일찌감치 남북경협주가 조정 기미를 보이기도 했었다. 남북경협주지수는 1월에만 31% 가까이 올랐다. 이에 비해 2월 들어 27일까지는 오름폭이 2%에 못 미쳤다. 그랬다가 28일 하루에만 13% 이상 빠진 것이다.

애초 증권가에서는 금강산 관광과 철도, 인프라 관련주를 정상회담 이후에도 관심을 두어야 할 종목으로 꼽아왔다. 과거 대북제재 완화조치를 보아도 인적 왕래를 가장 먼저 풀어주었고, 이번에도 그럴 것으로 기대했다. 철도나 인프라를 먼저 깔아야 다른 경협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눈여겨보는 투자자도 많았다.

이제 눈높이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이루어졌더라도 경협을 구체화하려면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본격적인 대북제재 해제는 북측에서 비핵화를 마무리하는 단계에나 이루어질 수 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1차 정상회담이 보여준 한계에서도 알 수 있다"며 "지금부터는 선언이나 청사진이 아닌 실제 조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1차 북·미 정상회담은 이번과 달리 선언문을 채택했지만, 남북경협주 강세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구체적인 알맹이가 빠지는 바람에 주식시장에서 실망 매물이 쏟아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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