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응답] 이주열 총재 "금리인하 검토할 단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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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9-02-2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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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은행이 올해 두 번째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75%로 동결했다. 금통위원 만장 일치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통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오늘 금통위는 국내 경제가 1월 전망 경로와 대체로 부합하는 성장 경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 같은 성장 전망에 더해서 금융 안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인 범위 내에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주열 한은 총재와의 질의 응답이다.

▲과거 금리 인상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경기 국면의 저점만 가지고 당시 통화정책 결정이 적절했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2017년 11월과 2018년 11월에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했다. 그 결정은 금통위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물가가 목표수준에 근접한 상황인 점을 고려한 것이다.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에 대응할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내린 결정이다. 경기 국면의 정의상 2017년 2~3분기가 정점이었다고 정의하더라도 이후의 성장 흐름을 보면 성장세는 정점에서 횡보한 모습이다. 수축으로 돌아선 상황은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2017년 11월 인상 시에 잠재성장률 수준의 견조한 장세가 지속되고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성장세가 이전에 비해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으로는 한은은 금융안정을 고려하게 돼 있다. 금융안정 측면을 보면 가계부채 총량이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었고 소득증가율을 웃도는 증가세가 지속됐다. 뿐만 아니라 주택시장 등에 대한 자금쏠림도 있어서 대응할 필요성이 충분히 있었다.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억제 효과는?
=11월 인상 이후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보면 가계대출 금리가 소폭 낮아졌다. 이는 변동금리로 취급되는 가계대출 금리는 낮지만 고정금리인 주택담보대출금리가 하락한 데 따른 영향이다. 신규 취급되는 가계대출 금리 움직임만 보고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신규 취급이 아닌 잔액 기준으로 보면 대출금리는 꾸준히 상승했고 지난해 11월 인상 이후에도 잔액기준 대출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수신금리 상승 통해서 가계예금 유인 높이고 대출 수요 낮추는 작용을 한다. 실제 최근 가계대출 흐름 보면 2차레 기준금리 인상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과 보완적으로 작용하면서 대출 증가세 둔화에 기여했다고 판단한다.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미치는 요인은?
=미국, 유럽 등의 통화정책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중앙은행들의 정책 결정은 우리가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고려하는 요인 중 하나다. 미 연방준비제도와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늦추는 것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렇게 되면 변동성이 줄고 시장금리 상승도 제한할 것이기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자본유출이나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되면서 정책 부담이 주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중 글로벌 경제에 가장 영향이 큰 미 연준을 보면 연준의 금리정책 방향이 바뀐 게 아니고 기본적으로는 유지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취약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불안 재기될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지표를 면밀히 분석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

▲물가 상승률이 낮은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 중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낮은 물가 흐름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공급측이 요인, 대표적으로 국제유가 등이 상당히 작용한다. 이런 요인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는 1%대 중후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안정목표제는 신축적과 경직적으로 나뉘는데, 한은을 비롯한 모든 나라가 신축적 물가안정목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거시경제 흐름과 금융안정 리스크를 종합적을 고려해서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운용하는 것이다. 물가 목표 달성만을 위해서 통화정책을 경직적으로 운용할 경우 금융경제 전체적으로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외경제 불확실성 요인이 해소되고 있는 상황인데?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 중에 있고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그에 따라서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심리지수에 영향을 줬다는 데 동의한다. 미중 무역협상은 전개 방향에 대해 여전히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하다. 그 외 미 연준이 유연화 입장 보였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가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은 상당히 높다.

▲최근 제조업 간담회 가졌는데?
=제조업에서의 글로벌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수출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크다. 수출을 중시하는 쪽으로 성장 전략과 경제 운용을 짜는 것도 불가피하다. 근데 수출이 잘되고 못되고는 제조업의 경쟁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는 절대적인 과제라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독일, 우리의 경쟁상대가 된 중국에서 제조업의 경쟁력을 보다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충분히 참고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제조업 관계자들과의 자리는 이런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기준금리 인하 이야기가 있는데?
=일부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의견이 나오는 것을 이해한다. 지난 1월 전망 이후 지표 움직임을 보면 국내 경제는 1월의 전망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성장 전망에 더해서 금융안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 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인 범위 내에 있다고 보고 있다.

▲주택가격 하락세가 예상보다 커지는 것 아닌지?
=9.13 대책 이후 주택매매 심리가 약화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서울 지역은 그간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고 9.13대책의 영향을 크게 받기 대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하락폭이 더 큰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예상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부동산은 금융안정과 상당한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앙은행으로서 시장상황 움직임을 지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 전세 가격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지수 중 집세에 영향을 주게 된다. 2016년 이후에 전세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세가격이 최근에도 약세 흐름을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전세 가격이 물가상승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다. 지난달에 물가 전망 내놨는데, 전세 가격의 하락 흐름을 반영해서 물가 전망을 내놨다.

▲개선된 심리지표가 미칠 영향은?
=무역분쟁이 잘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심리지수 개선에 영향을 줬다. 경제주체들의 소비와 투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는 분명히 플러스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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