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中전문가 “北 베트남식 정치 모델 모방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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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2-2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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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개혁 모델, 자신과 맞는 길 걸어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자 1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날 베트남 도착 소식을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이 숙소인 멜리아호텔에 들어서 호텔 총지배인과 악수하는 사진도 북한 주민들에게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경제발전에 베트남식 모델을 참고하려는 관심과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중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단순히 다른 국가의 개혁 모델을 따라 하는 데 급급해 하지 말고 자신과 맞는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2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다수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 경제발전을 위한 제재 완화를 이번 회담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는 김 위원장으로선 베트남식 경제모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단순히 베트남식 개혁 모델을 모방해선 안되며 자국에 맞는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미국이 베트남을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정한 이유는 북한이 베트남식 도이모이(Doi Moi·'바꾼다'는 의미) 모델을 따라 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도이모이는 베트남 공산당이 1986년 열린 제6차 대회에서 제기한 개혁·개방 정책 슬로건이다. 도이모이 채택 이후 베트남의 1인당 국내총생산액(GDP)은 10배 이상 성장했다. 미국으로선 북한이 베트남과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것.

7일(현지시간) 로버트 팔라디노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베트남은 미국의 가까운 친구이자 파트너"라면서 "미국과 베트남의 역사는 과거의 갈등과 분열을 넘어 번영의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지난해 7월 베트남을 찾아 "북한과도 언젠가 베트남 수준의 파트너십을 맺길 원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베트남의 길을 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이 정치 분야에서 본받고 싶은 나라가 베트남이 아니라는 주장이 중국에서 나온다.

정지융(鄭繼永) 푸단대 북한·한국연구센터주임은 ”공산당 지배 체제를 유지하면서 사회주의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베트남식 경제모델은 북한이 배울만한 부분이 있지만 정치 모델로 보면 따라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도 만약 미국이 북한을 ‘제2의 베트남’으로 만들려고 한다면 미국은 분명 실망감을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정권의 생존, 다시 말해 정치안보·안정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어떠한 관계를 맺는다 하더라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어 그는 “베트남과 북한은 강력한 공산당이 지배하고, 미국과 전쟁을 각각 벌였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큰 차이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전쟁을 통해서 통일을 시켰지만 북한은 아니다. 북한은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가졌지만 베트남은 없다. 북한의 정치 권력은 집중됐지만 베트남의 정치권력은 분산돼 있다고 뤼 연구원이 분석했다.

한편,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이날부터 28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 단독 회담을 가진 뒤 '친선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두 정상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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