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보석 심문서 검찰 비판…“재판 이해력 너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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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19-02-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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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승태 측 "검찰과 맞설 무기 하나 없다"

  • 검찰 "증거인멸, 도망의 우려 있어" 반박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여부를 가릴 심문기일에 참석하기 위해 2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9.2.26 [사진=연합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6일 보석 심문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검찰의 수사 과정에 대해 “흡사 조물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공소장을 만들어 냈다”고 비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보석 심문에 출석했다.

지난달 24일 구속된 후 33일 만에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양 전 대법원장은 흰 와이셔츠에 검은 양복 차림이었다.

먼저 양 전 대법원장은 공소 내용을 확인하는 재판부의 질문을 전면 부인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사건과 관련, 일본 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의 한모 변호사를 집무실에서 만났느냐는 질문에 “만난 사실 자체는 있다”면서도 “그분이 집무실에 오게 된 이유는 공소 사실과 전혀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헌법재판소장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한 언론사에 대필 기사를 게재하도록 한 혐의에 대해 “그런 사실 없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공보관실 운영비를 현금으로 회수해 법원장 격려금으로 사용한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예산과 관련해서 대법원장이 관여하는 부분이 아니다”며 “그런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구속 이후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특별히 이상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피고인(양 전 대법원장)이 범행을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증거인멸을 시도한 사실이 확인되고, 도망갈 염려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부에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검찰이 우리 법원의 재판에 관해서 이렇게 이해를 잘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더군다나 대법원 재판에 대해서는 너무나 이해력이 없어서 제가 그것을 설명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렇게 영민하고 사명감에 불타는 검사들이 법원을 샅샅이 뒤져 찾아낸 20여만 쪽에 달하는 증거 서류가 내 앞에 장벽처럼 가로막고 있다”며 “무소불위의 검찰과 마주 서야 하는데 제가 가진 무기는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방대한 자료의 내용을 모르는 상황에서 재판하는 것이 과연 형평과 공평에 맞는 건지 묻고 싶다”며 “보석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지만, 공평과 형평이 지배하고 정의가 실현되는 법정이 되길 원할 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르면 이번 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보석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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