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미리 맛보기⑧] '피아노의 여제' 아브제예바ㆍ 쾰른 챔버 오케스트라가 전하는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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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9-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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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7일 롯데콘서트홀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사진=롯데콘서트홀 제공]

시간과 돈은 한정돼 있는데 보고 싶은 공연은 너무 많다. 어떤 공연을 볼지 정하는 것은 즐거우면서도 괴로운 선택이다. 공연장을 걸어 나올 때 아쉬움을 덜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미리 맛보는 공연을 통해 작품 속으로 살짝 들어 가보자.

2010년 개최된 쇼팽 국제 콩쿠르는 쇼팽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대회로 전 세계 클래식 팬들의 눈과 귀가 집중된 무대였다. 이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샛별처럼 등장한 율리아나 아브제예바는 여러 면에서 다양한 화제를 낳으며 주목을 받았다.

우선 그는 1965년 우승한 거장 마르타 아르헤리치에 이어 45년 만에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여성 피아니스트라는 점에서 이슈가 됐다. 또한 쇼팽 콩쿠르는 스타인 웨이, 뵈젠도르프, 야먀하, 가와이 피아노 중 참가자가 원하는 피아노를 골라 연주할 수 있는데, 아브제예바는 야마하 피아노로 우승한 첫 연주자라는 점에서도 화제가 됐다.

아울러 대회 내내 주목을 받으며 관객상과 특별상을 받고 2위에 오른 잉골프 분더와 3위를 차지한 다닐 트리포노프를 제친 뜻밖의 수상은 클래식계에 이변으로 여겨지며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 후 수년이 지난 지금 오직 실력으로 승부하며 자신만의 확고한 연주 스타일을 추구해 나가고 있는 아브제예바의 음악에 대해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다. 그는 그동안 유럽을 중심으로 뉴욕필을 비롯한 주요 오케스트라들과 협연하고 세계 유수의 홀에서 리사이틀을 개최하며 음악적 행보를 넓히고 있다. 나아가 쇼팽뿐 아니라 고국 러시아 음악을 포함해 다양한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2017년에는 바흐의 음악까지 녹음하면서 더욱 폭넓은 음악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마르타 아르헤르치를 잇는 피아노의 여제 율리아나 아브제예바의 공연은 롯데콘서트홀 ‘Great Classic Series’의 두 번째 프로그램으로 3월7일 오후 8시에 공연된다.

율리아나 아브제예바는 2014년과 2015년 내한한 두 차례 연주회를 통해 다이내믹하면서도 개성 있는 연주로 한국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공연에서는 독주회를 넘어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통해 더욱 정교하면서도 섬세한 표현력으로 무장한 아브제예바의 성숙한 협연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기대를 모은다.

아브제예바는 이번 공연에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의 실내악단 쾰른 챔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9번과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쾰른 오케스트라. 사진=롯데콘서트홀 제공]


1923년 창단한 쾰른 챔버 오케스트라는 독일의 대표적인 실내악단으로, 20~30명 내외의 단원들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며 만들어내는 오차 없는 하모니가 강점인 연주단체로 평가 받는다.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챔버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쾰른 챔버 오케스트라는 1923년 창단 이후 지금까지 섬세하고 완벽한 앙상블을 자랑하며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쾰른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크리스토프 포펜은 대표적인 한국 연주자들과 매우 각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포펜은 뮌헨 국립음대 등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클라라 주미 강, 노부스 콰르텟 등 여러 한국 연주자들을 양성해 왔고, 윤이상 콩쿠르 심사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한국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지닌 지휘자 크리스토퍼 포펜과 유구한 역사 만큼이나 탄탄한 앙상블로 챔버 오케스트라의 모범으로 평가받는 쾰른 챔버 오케스트라, 그리고 율리아나 아브제예바가 함께 꾸미는 이번 무대에서는 모차르트 교향곡 2곡과, 피아노 협주곡 1곡, 쇼팽 피아노 협주곡 1곡에 이르는 다채로운 곡들을 감상할 수 있어 클래식 팬들을 설레게 한다.

아브제예바는 2016년 쇼팽과 모차르트 리스트로 앨범을 녹음했고, 특히 모차르트 협주곡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을 통해 북유럽과 남미 등 여러 나라에서 자주 연주하며 그 진가를 입증해왔다. 특히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9번은 대범한 구성이 특징인데 아브제예바 특유의 대담하면서도 열정에 가득찬 표현력이 협주곡 9번을 어떻게 표현해낼지 기대를 모은다.

또한 이번 공연에서는 쇼팽 콩쿠르 우승자로서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도 빼놓지 않고 연주한다. 쇼팽 스페셜리스트로서 청중이 기대하는 쇼팽의 음악을 어떤 강렬한 에너지와 터치로 그려낼지 아브제예바가 표현할 피아니즘은 이번 공연을 기다리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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