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애플 수출 대중의존도 심화에 고심하는 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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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2-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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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 대만 수출시장 장악에 쏠린 우려의 시선

[사진=Pixabay]


대만의 과일 수출량이 최근 들어 큰 폭 증가했지만 정작 대만은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양안(兩岸·중국 대륙과 대만) 관계 악화 속에서 중국이 대만의 과일 최대 수출국으로 급부상하자 대중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19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 인터넷판인 환구망(環球網)은 대만에서 첫 번째 매출이 높은 과일인 펑리(鳳梨)가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펑리는 파인애플과에 속한 파인애플로, 일반 파인애플과는 맛과 모양이 조금 다르다. 일반 파인애플의 경우 새콤달콤한 맛이 강하지만 펑리는 단맛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대만 펑리 해외 수출량은 지난 2014년 9000t(톤)에서 2016년 2만9000t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3만2000t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중국이 펑리 수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대만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과일정치학'이라는 책을 집필한 자오쥔(焦鈞) 작가는 대만산 펑리 수출량이 크게 늘었지만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고 전했다. 펑리 전체 수출 시장의 97%가 중국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은 필리핀에서 펑리를 수입해왔지만 최근 대만산 펑리를 다량으로 수입하고 있다고 자오쥔이 말했다.

매체는 친중 성향이 비교적 강한 국민당 소속 한궈위(韓國瑜)가 가오슝(高雄)시 시장으로 당선되자 중국이 대만산 펑리 수입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양안 통일에 혈안이 되어 있다면서 대만 수출시장 장악에 나섰다고 입을 모았다. 수출시장이 중국에 편중되면 훗날 중국에 의해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 일본의 대만산 펑리 수입이 최근 5년 동안 줄면서 대만산 펑리의 가격이 하락한 것도 한 몫했다고 덧붙였다. 

대만 내에서 중국이 대만의 과일은 물론, 다른 품목의 수출 시장도 장악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자오쥔을 비롯한 대만인들은 중국이 대만의 유일한 수출시장이 되면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이에 장원성(張文生) 샤먼(廈門)대학 대만연구원 부원장은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양안은 평화통일이 돼야 하기 때문에 중국은 대만을 쉽게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안의 민간교류 확대를 강조하며 무역 교류를 정치화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장 부원장은 "양안이 민간교류를 확대하고 교역을 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중국의 일관된 정책이기 때문에 대만은 이를 따라야 한다"면서 "따르지 않으면 중국의 반발은 물론, 양안 간 갈등이 거세질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신년인사를 통해 통일이라는 단어를 수십차례 사용하며 '하나의 중국'을 통해 양안 통일이 실현될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대만에 교류협력의 평화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해 경고하며 대만 통일에 무력사용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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