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시대 연 후발 면세점 ‘화려한 출발, 초라한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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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19-02-1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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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계 최고 송객수수료 내세운 현대百면세점, 4분기 256억 적자

  • 신세계면세점도 주춤…출혈경쟁·中 규제에 흑자전환 장담 못해

지난해 11월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열린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그랜드 오픈 기념 행사에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가운데)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에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 후발주자들이 시장 안착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체들은 기존 서울시내 면세점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신시장 개척을 위해 강남에 진출했지만 막상 고객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에 진출했던 면세업체들의 최근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1월 야심차게 강남 면세점 시대를 열었지만 면세점부문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총매출 700억원, 영업손실은 25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설명에 따르면 10월 면세점 오픈 준비 비용과 오픈 초기 광고판촉비의 증가로 영업적자가 나타났다.

면세점 업계는 기존의 유통업과는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어 상품의 구매 등 초기 투자비용이 큰 편이다.

특히 대상 고객도 여행객에 한정되는 등 모객을 위한 투자에 비용 지출이 크다. 실제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오픈 초기 모객을 위한 여행사 송객 수수료를 업계 최고치인 20% 후반 대까지 올린 바 있다. 업계에서는 초기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당연한 조치라고 보지만 이러한 출혈경쟁이 업계 전반의 영업이익 감소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 나오곤 한다.

다만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최근 프로모션의 강도를 조절하며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나름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일부 고객들은 면세업계의 경쟁이 오히려 고객의 가치실현에 더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7월 강남에 포문을 연 신세계면세점의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인천공항과 강남에 잇따라 진출하며 외형을 키웠다. 다만 초기 과도한 투자와 공항면세점의 임대료 부담에 지난해 3분기 실적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신세계면세점의 4분기 실적도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강남권 벨트형성과 호텔, 백화점의 인프라 구축으로 흑자전환도 기대했지만 치열해진 면세시장의 출혈경쟁과 중국정부의 보따리상 규제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비교적 업력이 긴 롯데면세점의 경우는 강남 시장에서 나름 실적방어를 해냈다. 서울의 잠실에 위치한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12월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1조클럽에 가입했다. 롯데면세점은 경쟁사에 비해 많은 취급상품과 롯데월드타워라는 관광인프라 여건이 좋아 이 같은 결과를 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는 외부적 요인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이기 때문에 중국의 보따리상 규제와 유커의 행방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며 "초기 시장진입을 한 업체들은 MD 구성도 부족할 수밖에 없어 이러한 부분들이 완성돼 안정적인 실적을 내기에는 앞으로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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