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환자 경계 허무는 美 IT공룡들

정명섭 기자입력 : 2019-02-12 14:36
-애플, 미국 보훈처와 대형병원 등과 제휴...환자가 앱으로 건강정보 직접 확인 -아마존, 구글, MS 등 주요 기업도 헬스케어에 관심 -AI 등 신기술, 의료 서비스 확장...의료기관 빅데이터는 미래 먹거리

애플의 건강관리 앱 '헬스레코드'[사진=애플]


미국 대표 IT기업들이 헬스케어 사업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애플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보훈처(VA)와 협력해 미국 재향 군인들이 ‘헬스레코드(Health Records)’ 앱으로 자신의 건강 기록을 볼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헬스 레코드는 애플의 헬스케어 앱으로, 환자의 전자건강기록(EHR)을 기반으로 각종 건강 데이터를 제공한다. 미국 재향 군인들은 자신이 직접 알레르기 상태, 예방 접종, 진단 및 검사 결과, 약물 등 모든 건강 기록 데이터를 볼 수 있다. 헬스레코드는 애플의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와도 연동된다. 데이터는 애플의 지문인식 솔루션인 터치ID와 얼굴인식 솔루션 페이스ID 등으로 보호된다.

VA는 미국 1243개 시설을 보유, 900만명 이상의 참전 용사를 대상으로 하는 미국 최대 의료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애플 측은 이번 앱이 VA에서 이용할 수 있는 최초의 기록 공유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환자가 의료 기록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 의사와 더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미국 주요 병원과 손잡고 헬스케어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4대 병원에 속하는 클리블랜드 클리닉과도 건강 기록을 헬스레코드와 연동하는 데 합의했다. 애플 건강 기록용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공개해 앱 개발자들이 환자의 건강 기록 데이터를 사용해 진료, 의약품, 영양상태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앱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애플이 지난해 9월 글로벌 출시한 애플워치 시리즈4부터 긴급경보시스템을 탑재, 손목 등의 궤적과 충격 가속도 등을 분석해 움직임이 없으면 자동으로 신고하는 기능도 선보였다.

애플 외에도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주요 IT 대기업들도 헬스케어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186건의 헬스케어 특허를 출원했다. 2017년에는 모바일 건강 스타트업 세노시스 헬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현재 구글은 원격 의료와 질병 치료를 돕는 모기 등에 관한 실험을 하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해 환자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알고리즘도 개발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6월 온라인 제약 스타트업 필팩을 인수, 의료 부문에 처음 진출했다. 아마존은 환자가 모바일이나 PC로 의사와 상담하고 처방받은 약을 자사가 배송하는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헬스케어 솔루션을 활용해 논의하고 있는 의료진들 [사진자료] 서피스 허브 상에서 팀즈를 사용하고 있는 의료[사진=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세계의료정보관리시스템학회(HIMSS19)에 참여해 의료 기관의 AI 기반 가상 의료 비서와 챗봇 운영을 돕는 마이크로소프트 헬스케어 봇(bot) 서비스와 클라우드 기반 건강기록 관리 시스템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헬스케어 부문에서 73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IT 대기업들이 헬스케어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AI, 5G 등의 새로운 기술이 적용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 서비스는 환자를 상대로 하는 만큼 일반적인 산업에 비해 IT 기술을 적용하는 데 보수적이었다. 그러나 첨단 기술이 의료 관련 산업의 접근성과 확장성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전망되면서 상황이 뒤바뀌었다. 병원방문이라는 중간 단계를 생략해 비용을 절감하고, 환자가 의료 정보 더 쉽게 접근하는 등의 이점이 손꼽힌다. 또한 수많은 환자가 방문하는 의료기관의 방대한 의료데이터는 IT 기업에겐 미래 먹거리다.

김수현 KOTRA 미국 시카고무역관은 “빅테크 회사들의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혁신은 환자와 의료기관의 의사전달 과정과 시스템을 편리하고 간소화하는 데에 주로 목적을 두고 있다”며 “기술 개발을 통해 환자가 자신들의 건강 정보에 접근을 쉽게 만들어 변화하는 환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소통하는 것은 기업과 기술 사용자들이 모두 누리게 될 혜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