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정의당 포함 ‘소연정’ 구상…국정동력 확보 승부수

주진 기자입력 : 2019-02-10 19:02
文대통령, 총리에 ‘친여통합형’ 인사 기용 가능성 내년 총선 앞두고 호남발 정계개편 신호탄 될 듯

문재인 대통령이 1월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개각을 단행, 집권 중반기 국정동력을 끌어올려 개혁과제를 완수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설 연휴 기간에도 대규모 개각 구상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촛불혁명이 명령한 개혁은 여전히 미완에 그치고 있는데, 민생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고, 평화의 길도 많이 남아 있다. 81%로 시작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집권 1년 반 만에 반토막이 났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집권 중반기에 접어든 올해 안에 민생과 개혁과제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한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을 쇄신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내년 총선에 나갈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복귀도 임박해 있는 데다 5월 치러질 더불어민주당 후임 원내대표 선거도 있어 개각을 늦출 수만은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4월까지 개각이 밀리면 이들이 원내대표로 나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 때문이다.

더구나 미니 총선이라 불리는 ‘4·3 재·보선’이 예정돼 있어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할 여유가 없는 점을 고려, 개각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2월 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고 3월에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개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기는 하다.

◆문 대통령, 정치인보다 관료·전문가 중용할 듯

문 대통령이 2기 개각을 단행한다면 관료 출신이 빈자리를 주로 채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비교적 쉬우면서 정부의 정책기조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체된 장관들을 살펴봐도 관료 출신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인사청문회를 비교적 무난하게 통과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부처 장관들의 '원팀' 의식을 강조했는데, 향후 경제 관련 부처 개각의 중요한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정부의 경제정책이 수립되면 ‘원팀’으로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와 관련이 적은 외교안보라인은 정치인 발탁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구현해 나가는 데 통일철학을 함께하면서 남북협력사업 등에서 정치인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특히 통일부 장관으로 2020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의원 출신이 임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놓고 송영길·안민석·홍익표 의원 등의 이름이 민주당 안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또 장관급 직위의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대선공약을 감안해 여성 입각비율을 높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 총리,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민주개혁평화연대 또는 소연정 구상 실현될까

문 대통령은 이번 2기 내각 진용을 꾸리면서 이낙연 초대 국무총리도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야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총리직을 제안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2기 내각에 야권 인사를 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발 정계개편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호남발 정계개편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대연합'이 이뤄질 경우, 진보 진영도 어떤 식으로든지 개편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여소야대·다당제 하에서 입법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협치'와 '소연정'도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협조 없이는 개혁입법 통과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3월 민주당 대선주자 합동토론회에서 안희정 전 지사의 대연정론을 겨냥해 "대연정은 소연정으로 다수파를 이룰 수 없을 때 하는 것"이라며 "지금 구조상으로는 야당들끼리만 함께 힘을 모아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소연정 구상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주요 개혁입법이 자유한국당 반대에 줄줄이 가로막혀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국가정보원법, 공기업 지배구조 개혁법, 공정거래법, 상법 등 처리되지 못한 개혁법안이 수두룩하다.

한국당(112석)을 제외한 여야 4당과 진보성향 무소속 의원을 합하면 전체 재적의원의 5분의3인 180석을 상회한다. 현행 국회법은 재적의원 5분의3 이상, 또는 소관 상임위원 5분의3 이상이 찬성하면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수 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 330일 후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주요 국면마다 한국당과 민주당 사이를 오가며 캐스팅 보트를 쥔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협조를 끌어내야 한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설 연휴 이후 여·야·정 상설협의체 본격 가동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야권의 정치적인 공세에 여·야·정 상설협의체가 순조롭게 순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야권 출신 총리 교체로 ‘소연정’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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