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해득실'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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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웅 기자
입력 2019-02-0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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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현대중공업.]


수주잔량 세계 1, 2위인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키로 하면서 사업 부문(조선)에서는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으나, 재무 부담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인수, '조선 부문' 독보적 1위
4일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성사되면 연구개발(R&D) 통합, 중복 투자 제거, 규모의 경제를 통한 재료비 절감 등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또한 기술 공유를 통해 생산성이 높아지면 원가절감 및 수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거래를 통해 조선 부문에서 확실한 통합 시너지를 내고, 신설될 조선합작법인을 종합엔지니어링 회사로 키울 것"이라며 "어느 일방이 다른 일방을 흡수 또는 통합하는 방식이 아니라, 두 회사가 각자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건전한 경쟁을 통해 각사의 몸값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 시너지가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인수를 추진했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 달 31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를 공식화한 바 있다. 기존 현대중공업을 중간 지주사 겸 상장사인 조선통합법인과 사업법인으로 물적 분할하고, 중간 지주사가 대우조선과 기존 현대중공업, 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안을 산업은행과 합의했다. 

실제 양사의 합병은 덩치만 봐도 '매머드급'으로 커진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주잔량은 1114만5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점유율 13.9%)로 세계 1위다. 2위인 대우조선해양 584만4000CGT(7.3%)을 합치면 총 수주잔량은 1698만9000CGT(21.2%)에 이른다. 

이는 3위인 일본 이마바리조선소 525만3000CGT(6.6%) 대비 3배, 5위 삼성중공업(4723CGT)보다 4배나 많은 것이다. 

선박을 건조하는 도크 수는 현대중공업(11개), 대우조선(5개) 등 총 16개로 급증한다.

특히 국내 조선업이 싹쓸이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시장에선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독점적 지위를 이어갈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 기술력에선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을 앞선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라면서 "강화된 환경 규제로 향후 LNG선 수주가 늘게 되면, 양사는 앞선 기술력과 건조 능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무 부담' 현대중공업은 커지고, 대우조선은 줄고
현대중공업은 이번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 주식을 현물출자 받는 대신 조선통합법인을 통해 상환전환우선주(1조2500억원)와 보통주 600만9570주를 발행하고, 대우조선에는 1조2500억원을 포함한 총 1조5000억원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키로 했다. 실제 지출하는 현금이 2500억원에 그칠 것이란 얘기다. 

다만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의 유동성을 위해 2021년 말까지 추가로 1조원을 지원할 수 있다는 단서에도 합의했다. 재무 부담이 커질 불씨가 남아 있는 셈이다.

이는 현대중공업의 신용도에도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우량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보다 변동성이 큰 조선업의 그룹 내 비중이 커지기 때문에 현대중공업그룹의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다만 인수 이후 구조조정 등을 본격화하고 업황이 회복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비해 대우조선해양은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들어오는 현금성자산 1조5000억원을 기존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는 등 재무 구조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과 원자재 공동구매, 선박 공동설계, 공동 영업 등에 나서게 될 경우 운용효율성이 크게 높아진다.

이에 대해 한 조선업계 고위 관계자는 "인수합병(M&A)이 진행되면 당연히 피인수자보다 인수자의 재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이번 인수는 국내 조선업계의 경쟁력을 다지기 위한 필수 절차인 만큼, 향후 우리나라 조선업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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