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에 밀린 서민...확 줄어든 무이자할부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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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입력 2019-02-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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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사 "실적 악화…혜택 축소 불가피"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 주부 A씨는 고가 상품을 구입할 때마다 신용카드 무이자할부 혜택을 활용했다. 하지만 A씨는 최근 본인 신용카드가 무이자할부 혜택에서 제외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판매처에 문의한 결과, 올해부터 해당 카드사가 서비스를 중단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무이자할부 혜택을 축소하면서 그 피해가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전가되고 있다. 문제는 무이자할부를 시작으로 포인트, 할인, 캐시백 등의 서비스까지 축소할 것으로 예상돼 기존 혜택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그동안 대부분 업종에서 적용되던 무이자할부 혜택을 최근 일부 업종에만 적용키로 했다. 기존 5~6개월까지 적용되던 무이자할부 기간도 2~3개월로 단축했다.

신한카드도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줄였다. 해외에서 5만원 이상 일시불 결제했던 것을 다시 할부로 전환할 경우 제공하던 무이자할부 혜택도 중단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이달부터 무이자할부 혜택을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줄어든 무이자할부 혜택은 곧장 소비자들에게 '불똥'이 튀었다. 온라인 카페나 블로그 등에서는 혜택이 사라졌다며 불만을 담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소비자는 "100만원이 넘는 물건을 구매하려는데 무이자할부가 없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무이자할부가 없어진다는 기사를 접하기는 했지만 곧바로 시행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큰 금액을 지불할 때 무이자할부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며 "더 이상 무이자할부가 안 된다면 앞으로 고가의 물건을 사기가 꺼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카드수수료 인하 이후 줄어든 카드 혜택에 대한 불만이 올라왔다. 한 청원자는 "카드 등급 혜택으로 제공되던 5개월 무이자할부 서비스가 3개월로 줄었다"며 "카드수수료 인하 시 소비자 혜택은 감소되지 않을 것이라더니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이 보고 있다"고 분노했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로 실적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수익 보전을 위해 올해는 광범위한 프로모션을 자제하고, 시기에 따라 가맹점별로 할부 행사를 진행키로 했다"며 "무이자할부를 전부 없앤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TF'를 구성해 카드수수료 인하의 근거인 마케팅 비용 축소 가이드라인을 1월 말까지 발표하기로 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금융위원회는 카드 이용자들이 연회비로 내는 돈이 연간 8000억원 수준이지만, 카드사들이 지불하는 마케팅 비용은 6조원이 넘는다며, 부가서비스 등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카드수수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작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이 31일부터 적용됨에도 금융위가 마케팅 비용 축소 방안을 내놓지 않아 카드사들의 부담은 늘고, 소비자들의 불만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포인트 적립, 할인, 할부서비스 등 소비자 혜택을 자영업자에게 이전시켜 카드수수료를 인하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할부서비스를 줄이게 되면 카드 사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발생해 소비도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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