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곰팡이사태 ‘미궁속으로’···삼양패키징·밴더사 책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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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9-01-1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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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약처 1차 조사, 음료제조·용기제조·밴더사 모두 "이상無"…택배 과정에서 파손 유력

남양유업의 영유아용 주스 '아이꼬야'에서 곰팡이가 발견돼 논란이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남양유업 어린이주스 이물질 사태가 미궁 속으로 빠졌다. 제품과 용기를 만든 회사, 주스를 포장한 중간 업체(밴더사)는 저마다 공정에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16일 이번 사태와 연관된 남양유업과 삼양패키징(삼양사 계열사), 밴더사는 전날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1차 조사를 벌인 결과 “위생 등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두 아이를 키운다는 소비자 A씨는 14일 저녁 지역 커뮤니티, 맘카페 등에 남양유업 영유아용 주스 ‘아이꼬야’ 제품에서 곰팡이가 나왔다고 폭로했다. 소비자는 남양유업이 “유통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답변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당장은 남양유업의 답변과 대응이 무성의해 보이지만, 과연 모든 책임이 남양유업에 있을까.  이 제품이 소비자 손에 들어가기까지 남양유업뿐만 아니라 다수의 회사들의 손을 거쳤기 때문이다.

일단 소비자가 이 제품을 최초로 획득하게 상황까지 거슬러 올라가 봤다.

A씨는 지난해 10월경 한 온라인몰에서 체험 프로모션을 통해 남양유업 ‘아이꼬야’를 받았다. 아이꼬야 제품의 유통기한은 1년이다. A씨가 해당 제품을 개봉한 올해 1월에도 오는 9월까지 유통기한이 충분히 남아 있었지만, 내용물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

남양유업은 자체 조사를 통해 용기에 구멍이 생기면서 공기가 유입돼 소비자가 음용하기까지 3개월이란 기간이 경과하면서 곰팡이가 피게 된 것으로 추정했다. 제품 용기에 미세한 구멍이 생기는 현상을 ‘핀홀(pin hole)’이라 부르는데, 외부로부터 강한 압력이나 충격을 받으면 생기기 쉽다.

그런데 이 주스의 레시피를 만든 것은 남양유업이지만, 실제 내용물과 용기를 제조한 곳은 삼양패키징이다. 제조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그 책임은 OEM(주문자의 의뢰에 따라 주문자의 상표를 부착해 판매할 상품을 제작하는 업체)사인 삼양패키징에 있는 셈이다.

특히 아이꼬야는 친환경 용기인 ‘카토캔’을 사용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카토캔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삼양패키징이 유일하다. 남양유업 뿐만 아니라 푸르밀의 ‘속풀어유’, 커피 기업 쟈뎅의 ‘까페리얼 티라떼’ 등도 이 용기를 사용 중이다.이에 식약처는 지난 15일 오후 삼양패키징 광혜원 공장을 찾아가 조사를 벌였다.

또한 남양유업 아이꼬야의 체험팩 프로모션을 진행한 곳은 한 종합식품 밴더사다. 이 회사는 남양유업 어린이주스 행사를 위해 제품을 받아, 직접 포장하고 택배사에 넘겼다. 

그러나 식약처는 남양유업에 문의하고 조사를 벌인 결과 삼양패키징 공장에서도, 어린이주스 프로모션을 담당한 밴더사의 포장 과정에 대해서도 각각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결국 택배물류 과정에서 제품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란 결론이 나온다.

그럼에도 남양유업은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남양유업 브랜드로 제품이 판매되는 만큼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용기 제조사 측에 내구성 강화 방안이 있는지 의뢰하고, 밴더사와도 포장을 더 견고하고 꼼꼼하게 하도록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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