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화해 편지’ 속셈은?…판결 앞두고 여론전 벌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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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19-01-0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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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주, 친필로 한-일 그룹 분리경영 제안

  • 롯데 "진정성 의심…법대로 할 것"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아주경제DB]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이 과거 신동빈 롯데회장에게 화해 편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양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편지의 진정성을 의심한다고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한동안 잠잠했던 경영권 분쟁의 책임론에 또다시 불을 지폈다.

지난 8일 신 전 부회장이 화해 친필편지를 신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의 언론보도가 일제히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편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신 전 부회장 측은 화해를 통해 신 회장에게 한‧일 롯데를 분리해 경영하자는 제안을 했다. 반면 신 회장 측은 편지의 진정성조차 의심된다는 반응이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신 전 부회장이 화해편지를 홍보용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편지의 전달 방법이 신 회장의 수감 후 2개월이 지난 시점에 갑작스럽게 온 점, 현재에도 신 전 부회장이 롯데 경영진을 비롯해 각 회사 등을 상대로 한국과 일본에서 수십 차례 소송을 진행 중인 점을 거론했다. 특히 과거 주주총회에 모두 패배하고도 신 전 부회장은 주총의 소집 직전마다 꾸준히 여론전을 펼쳐온 만큼 롯데그룹은 이번 편지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편지가 혹여나 신 전 부회장에게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신 회장이 편지조차 뜯어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를 뜯어보고 대답을 하지 않는다면 경영권 분쟁의 지속적 책임을 신 회장이 짊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화해 편지가 전달된 사실이 공표된 날짜에도 의문을 가지고 있다. 지난 8일은 신 전 부회장이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의 이사직 해임에 관한 항소심 기각이 발표된 날이다.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이 내려진 같은 날 이를 무마하기 위해 여론전을 시도한 것이란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의 의중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과거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은 한국 롯데 지분을 대부분 매각, 현재 한국 롯데에 대한 경영권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에서도 아버지의 명분을 앞세우기 때문이다. 또한 신 전 부회장은 한일 분리경영을 주장하면서 현재 광윤사(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의 상당한 지분을 자신이 가진 점을 강조해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에 관해 롯데그룹은 회사의 중대결정은 이사회, 주주총회 등 상법상 적법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꼬집었다. 개인의 의지와 영향력으로 경영권을 함부로 할수 없다고 미리 선을 그어둔 셈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과거부터 프로젝트L 등 경영권 흔들기의 움직임을 반복되게 보여온 만큼 당장 신뢰하기가 어렵다”며 “롯데그룹은 앞으로도 주주총회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경영권을 방어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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