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 돼지투어 갈래?③]두툼한 생삼겹살이 지글지글…청주 삼겹살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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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기자
입력 2019-01-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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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기해년(己亥年), 황금 돼지해다. 돼지는 풍요와 다산, 황금은 부를 상징한다. 이에 황금돼지의 해는 예로부터 재물 복이 넘치는 해로 받아들여졌다.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 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황금 돼지의 기운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국내 여행 명소 7곳을 1월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발표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랑스런 '돼지'를 주제로 한 다양한 여행지에서 복과 부의 기운을 물씬 받고 오는 것은 어떨까.

◆지글지글~고소한 삼겹살로 든든하게! 청주 삼겹살거리
 

삼겹살거리 포토존[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두툼한 생삼겹살, 간장 소스, 지글지글 불판에 고기 익는 소리… 청주 삼겹살거리의 낯익은 모습이다.

충북 청주 서문시장에는 삼겹살거리가 있다. 삼겹살 식당이야 곳곳에 널렸지만, ‘삼겹살거리’라는 이름이 붙은 곳은 청주가 유일하다.

삼겹살 식당 15곳이 옹기종기 모여 추억의 돼지고기 맛을 전한다.

삼겹살 먹자골목이 들어선 상당구 서문시장은 청주 시민에게 향수 어린 장소다.

버스터미널이 있던 서문시장 일대는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었다. 두툼한 삼겹살에 소주 한잔 걸치려고 부담 없이 찾던 공간은 시외버스터미널이 가경동으로 이전하며 쇠락의 길을 걸었다.

한때 육거리종합시장 못지않게 번성한 서문시장은 유동 인구가 감소하며 동력을 잃어 공동화현상을 겪었다. 상인들이 이전하고, 삼겹살 식당도 겨우 명맥을 유지해왔다.

삼겹살 식당이 의기투합해 삼겹살거리로 재탄생한 것은 2012년이다. 시장 골목은 리모델링을 거쳐 간판과 조형물이 새롭게 들어선 추억의 삼겹살 특화 거리로 다시 출발했다.
 

청주 삼겹살거리 생삼겹살[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초창기 7곳이던 삼겹살 식당은 15곳으로 늘었다. ‘충주돌구이집’ ‘삼남매’ ‘야간비행’ ‘금순이은순이’ ‘함지락’ 등이 삼겹살거리를 굳건하게 지켜온 식당이다.

청주 삼겹살의 독특한 식습관은 거리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청주에서는 두툼하게 썬 돼지고기를 간장 소스에 담갔다가 굽는다.

소금을 뿌려 먹는 데서 간장 소스를 곁들여 먹는 방식으로 변모한 것이 청주 삼겹살의 트레이드마크다.

일본식 소금구이를 뜻하는 ‘시오야키’ 간판을 내건 청주 삼겹살집에서는 예부터 간장 소스가 함께 나왔다.

간장 소스는 수퇘지를 식육으로 사용하던 시절, 잡냄새를 없애려고 쓰기 시작했다.

달인 간장은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도 있다. 이곳 삼겹살거리의 식당은 조선간장에 생강, 당귀, 계핏가루, 마늘, 녹차 등 10여 가지 재료를 넣어 특유의 소스를 만든다.

청주 일대의 돼지고기는 예전에 진상했을 정도로 맛이 유명했다. 국산 생고기를 숙성시켜 사용하는 것은 삼겹살거리 식당이 오랜 시간 지켜온 원칙이다.

삼겹살은 0.8cm 정도로 두툼하게 썰어 내놓는다. 너무 얇으면 구울 때 육즙이 쉽게 사라져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청주 삼겹살거리를 제안하고 《썰며 쓴, 삽겹살 이야기》를 발간한 함지락의 김동진 대표는 “삼겹살은 짜글이와 함께 청주의 대표 음식”이라며 “선홍빛이 선명한 등살에, 구웠을 때 고소한 냄새가 나야 좋은 삼겹살”이라고 강조한다.

간장 소스와 함께 청주 삼겹살의 맛을 돕는 음식이 파절이다. 이곳 상인들은 파절이가 청주에서 태동했다고 주장한다. 식초, 설탕, 고춧가루를 넣어 매콤하고 달콤하고 새콤한 파절이는 두툼한 삼겹살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여기에 묵은지까지 곁들이면 ‘간장 소스 삼겹살+파절이+묵은지’로 삼겹살 삼합이 완성된다.

삼겹살거리 식당은 각양각색이다. 서문시장에서 수십 년 정육점을 운영하다가 오픈한 식당도 있고, 채소 장사하던 형수와 함께 식당을 꾸린 가게도 있다.

자매의 손맛이 야무진 집, 야간 손님만 받는 식당 등 다양하다. 메뉴 역시 간장 소스 곁들인 전통의 맛을 이어오는 곳이 있고, 새로운 변신을 모색한 식당도 있다. 능이버섯을 곁들인 삼겹살, 연탄 구이, 백반식 삼겹살, 등갈비 삼겹살 등 손님 취향을 고려해 식당이 다변화했다.

겨울 해가 지는 오후 5시 무렵, 삼겹살거리에 불이 들어오며 본격적인 저녁 영업이 시작된다.

간판에 돼지 그림이 있고, 골목 한쪽에는 돼지 모형과 사진 찍는 포토 존도 마련됐다.

삼겹살거리에서는 매달 첫째 토요일이면 삼겹살과 소주가 어우러진 ‘삼소데이’ 행사가 열려 버스킹을 비롯한 문화 행사와 경품 이벤트가 펼쳐진다. 중앙 통로에 설치된 좌판에서 돼지고기김밥, 삼겹살햄버거 등 퓨전 돼지고기 음식을 선보인다.

최근에는 브랜드 공모전을 실시해 ‘와우삼겹살’이라는 이름으로 청주 삼겹살을 전국에 알리는 야심 찬 계획도 진행 중이다.

청주 삼겹살거리는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문을 열며, 일부 식당은 이튿날 새벽 1시까지 영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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