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수익률 높이려면 디폴트 옵션 도입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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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입력 2019-01-0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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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입자에게 실질수익률을 보여주거나 디폴트 옵션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금융감독원은 '퇴직연금 가입자의 상품 운용 행태 개선을 위한 행태경제학적 연구결과 및 감독정책 반영사례'를 7일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72조1000억원으로 매년 큰 폭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은 2017년 기준 연 1.88%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상품 운용 지시권이 있는 DC형 퇴직연금의 경우 대부분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거나 가입자의 91.4%가 운용 지시를 변경하지 않는 등 상품 운용에 매우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해 9월 DC형 가입자의 이러한 불합리한 운용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외부 교수진과 공동으로 행태경제학적 행동 실험 연구에 착수했다.

해외에서도 가입자의 무관심 등으로 퇴직연금의 가입률 및 수익률이 저조함에 따라 이를 개선하기 위해 행태경제학적 연구를 실시한 바 있으나,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한국 갤럽을 통해 선정한 총 630명의 DC형 퇴직연금 실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가입자가 선택한 상품 포트폴리오의 변화 등 운용 행태를 관찰했다.

행동 실험 결과 퇴직연금 상품 제안서에 명목 수익률 대신 실질 수익률을 제시하거나 중위험·중수익의 디폴트 옵션 제시한 경우 고수익 상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폴트 옵션이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의 운용 지시 없이도 금융사가 사전에 결정된 운용 방법으로 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선정·운용하는 제도다.

신원 금감원 금융감독연구센터 연금금융실 선임국장은 "가입자의 무관심 등에 의한 불합리한 선택을 개선하기 위해 디폴트 옵션 도입도 적극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제시된 디폴트 옵션 상품 구성에서 손실 발생 시 이에 대한 책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신중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형식적인 퇴직연금 온라인 교육이나 상품별 상세 위험 지표인 수익률 표준편차를 추가 제시한 경우에는 상품 운용 행태에 의미있는 변화가 없었다. 금융 정보를 단기간 형식적으로 제공하는 금융교육보다는 체험형 교육 등 다양한 방식의 금융교육을 꾸준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신 선임국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퇴직연금 가입자는 연금 운용에 대한 무관심 등으로 실험에서 제시한 디폴트 옵션을 선택해 이를 유지하려는 현상유지 편향을 보이고 동일 내용의 정보라도 제공 형식에 따라 상품 선택이 달라지는 프레이밍 효과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퇴직연금 관련 제도 개선 시 가입자의 행태편향 관점에서 이를 최대한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등 가입자의 합리적 선택을 적극 도울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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