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텍 굴뚝 농성 409일째 계속…크리스마스에 세계 최장 기록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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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18-12-2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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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기탁 전 지회장·박준호 사무국장, 지난해 11월부터 농성

  • 이동환 목사, 굴뚝서 기도 "이곳은 우리사회 가장 낮은 곳"

2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열병합발전소 굴뚝에서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함께 굴뚝 농성을 벌이는 박준호 사무장이 아침 식사가 담긴 가방을 줄에 메달아 전달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속노조 파인텍 지회 소속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국장의 굴뚝 농성이 25일로 409일을 맞았다. 같은 파인텍 지회 차광호 지회장이 세운 최장기 고공농성 기록(408일)을 경신했다.

두 사람은 이날 서울 양천구 열병합 발전소의 고공농성장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이들은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이행 등을 촉구하며 지난해 11월 12일부터 이곳에서 농성 중이다.

홍기탁 전 지회장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공장 정상화와 노동자 5명 고용 보장 등 단체협약 체결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절대 내려가지 않겠다”며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의 김세권 대표는 약속을 지켜달라”고 밝혔다.

이들의 농성은 공장 가동 중단과 정리해고에 반발해 2014년 5월 27일부터 2015년 7월 8일까지 408일간 고공농성을 벌인 차광호 지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두 사람은 폭 80cm의 철제 통로에 마련한 천막에서 침낭과 방한복으로 버티고 있다. 몸을 제대로 누일 공간이 없어서 웅크린 채 참을 자고 있다고 한다.

이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최규진 의사,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심희준 한의사는 굴뚝에 올라 농성자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했다.

최 의사는 “농성자들은 뼈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태다. 심장 징후도 좋지 않고 혈당도, 혈압도 너무 낮다”며 “저 상황에서 농성자들이 스스로 건강하다고 이야기하는 게 의료진으로서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건강검진이 끝난 후 나승구 신부와 이동환 목사는 굴뚝 위에서 기도회를 열었다. 이 목사는 “이곳은 75m 높이지만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낮은 곳이다. 현실의 벽은 75m 굴뚝보다 높아 보이지만 포기하거나 낙심하지 않겠다”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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