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교의 골프& 休] ‘1998→1988→?’ 이젠 '밀레니엄 세대'로 바통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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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8-12-18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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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8년 맨발투혼 역사 쓴 박세리→1988년생 세리키즈들도 서른 훌쩍

  • 2000년생 조아연ㆍ박현경ㆍ임희정ㆍ전영인ㆍ등 언니들 코리안 파워 이어가

[2019시즌 KLPGA와 LPGA 투어를 빛낼 (왼쪽부터)조아연, 박현경, 전영인. 사진=KLPGA, 볼빅 제공]


한국여자골프를 떠올리는 기념비적인 숫자는 ‘1998’이다.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벌이며 우승을 차지한 해다. 이후 ‘제2의 박세리’를 꿈꾸며 골프채를 잡은 ‘세리 키즈’가 쏟아졌다.

대표적인 선수들이 바로 1988년생 선수들이다. 당시 ‘10세 꿈나무’였던 박인비, 신지애, 이보미, 김하늘, 김인경 등은 눈부시게 성장해 한국을 넘어 미국과 일본 등 세계 여자골프 무대를 평정했다. ‘세리 키즈’를 이야기할 때 1987년생 최나연도 빼놓지 않는 선수다. 20년이 지난 지금 박세리는 2년 전 은퇴했고, ‘세리 키즈’ 1세대들은 어느새 서른이 넘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최근 10년을 잘라보면, 무려 99승을 합작한 ‘태극낭자들의 세상’이었다. 상금왕은 5차례, 신인왕은 7차례나 나왔고, 최근 4년 연속 신인왕도 모두 한국 선수들이었다. 지난해에는 박성현과 유소연이 올해의 선수를 동시 수상했다.

‘황금세대’가 저물고 있는 ‘코리안 파워’는 얼마나 지속될까. 당장 걱정은 안 해도 될 듯하다. 이제는 ‘밀레니엄 베이비’ 시대다. 2000년에는 새로운 천년이 열리는 첫해라는 의미로 전 세계적으로 ‘밀레니엄 베이비’ 열풍이 불었다. 이때 태어나 골프 인생을 시작한 ‘밀레니엄 베이비’ 세대들이 성인 무대를 노크하며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GPA) 투어 2019시즌 개막전으로 지난 9일 베트남에서 끝난 효성 챔피언십은 ‘밀레니엄 베이비’ 세대들의 공식 데뷔 무대였다. 2000년생 동갑내기 조아연과 박현경이 공동 6위로 나란히 경쟁을 시작했고, 임희정이 공동 10위에 자리하는 등 ‘톱10’에 3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이력도 화려하다. 조아연은 2019 KLPGA 투어 시드순위전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인 13언더파를 기록하며 수석 합격했고, 아마추어 세계선수권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박현경은 지난해 송암배 아마추어선수권에서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국내 72홀 최소타 기록(29언더파 259타)를 새로 썼고, 2016년에는 올해 KLGPA 투어 대상과 신인상을 동시 석권한 최혜진, 박민지와 함께 세계여자아마추어 팀 챔피언십에 출전해 우승을 일궈냈다. 임희정도 올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건 실력파다.


LPGA 역사상 최연소로 풀시드를 확보한 ‘천재 골퍼’ 전영인은 ‘밀레니엄 베이비’ 세대 가운데 미국 무대를 빛낼 기대주로 손꼽힌다. 내년 LPGA 투어 데뷔를 앞두고 있는 전영인은 유명 골프교습가 전욱휴 프로의 딸로 5세 때부터 골프를 시작해 10세 때 월드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천재 골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에도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주관 대회에서 5승을 거뒀고 2017년까지 4년 연속 미국 주니어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특히 17세인 지난해 미국주니어골프 메이저급 대회인 폴로 주니어 클래식에서 우승한 전영인은 LPGA로부터 렉시 톰슨(미국)과 리디아 고(뉴질랜드) 이후 세 번째로 나이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 특혜를 받고 만 18세 이상 가능한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에 응시해 내년 LPGA 투어 풀시드를 획득했다.

마르지 않는 한국여자골프 선수들은 ‘화수분’으로 불린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극복한 박세리의 전설 속 이야기를 묻고, 보물단지를 열듯 쏟아져 나오고 있는 ‘밀레니엄 베이비’ 세대가 강산이 두 번 변한 올해 또 하나의 큰 산을 쌓기 시작했다. 여전히 건재한 실력으로 한국 골프 역사의 페이지를 넘기지 않고 있는 박인비와 신지애도 흐뭇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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