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 100주년 한중우호음악회] 하성호 서울팝스 단장 "한중우호음악회, 양국 화합의 장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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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8-12-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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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달 12일 공연서 신곡 코리아환타지 선보일 예정

하성호 서울팝스오케스트라 단장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뉴스코퍼레이션(아주경제)이 내달 12일 세종문화회관대극장에서 개최하는 한·중우호음악회에서 공연하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를 이끌 하성호 단장은 우리나라 팝스오케스트라의 명맥을 이어온 인물이다. 공연을 앞두고 준비에 한창인 하 단장을 지난 14일 아주경제 사무실에서 만났다.

하 단장의 지휘를 보면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온몸을 사용해 격정적인 몸짓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그는 음악과 예술에 대한 열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 신곡 선보이며 한·중 국기 등장 예정
하 단장은 “한중우호음악회가 우리나라와 중국의 우호를 증진하는 음악회이니만큼 특별한 순서를 마련했다”며 “공연의 마지막에 신곡인 ‘코리아환타지’를 연주하는데 이 곡에서 중국 국가와 애국가도 차례로 연주하게 된다. 중국 국기와 태극기를 들고 흔들면서 양국의 우호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일 무대에서는 양국의 국가가 차례로 흘러나오는 가운데 양국의 깃발을 함께 흔드는 장면이 연출될 계획이다.

‘코리아환타지’는 하 단장이 직접 작곡한 곡으로 아리랑과 애국가가 교차하는 멜로디로 구성돼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한중우호음악회라는 취지에 맞게 중국 국가도 곡에 삽입해 연주한다는 방침이다. 하 단장은 “중국 순회 연주를 3회 하면서 큰 도시는 다 돌아다녔다”며 “중국은 인접 국가로 문화 교류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단장은 1988년 서울팝스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유학을 다녀와 지인들과 의기투합해 우리나라에서도 보스턴 팝스오케스트라와 같은 악단을 한 번 만들어 보자고 다짐하면서 창단했다. 하 단장은 “서울팝스 창단은 굉장히 간단하고 단순하게 진행됐다”며 “개혁적이고 고리타분하지 않은 가운데 개척자 정신이 있는 성격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하 단장이 서울팝스오케스트라를 이끈 지 30년이 지났다. 하 단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공연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대중음악이나 국악과의 결합을 시도하는 등 장르 파괴에 나서기도 했다. 하 단장은 “남이 한 것은 안 한다”며 “처음으로 시도한 것이 셀 수 없이 많다”고 했다.

어려웠던 점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없었다. 성격이 쿨하고 간단해 복잡하지 않다”며 “후회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는 성격”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 30년 이상 지속돼야 문화 형성 가능
그가 연주회에 나선 것은 3000회가 넘는다. 하 단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20년 전 강원도 영월에서 소나기를 맞으면서 연주하던 무대다. 하 단장은 “소나기가 쏟아지는데도 300~400명의 관객들이 워낙 열광적이고 자리를 뜨지 않고 열광해 앙코르를 3곡이나 했다”며 “호우로 서울로 돌아오는데 14시간이나 걸렸다”고 회고했다. 통영 앞바다에서는 바지선을 띄워 무대를 만들기도 했고 해발 1500m 높이 사찰에서 산사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하 단장은 최근 들어 새로운 사업 추진에도 나섰다. 지난해 9월 베트남 하노이에 ‘인터내셔널 컬리지 오브 아트’라는 예술대학을 설립했다. 베트남에서 여행을 하다 교육 사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추진을 하게 됐다. 음악, 드라마, 댄스, 디자인 등을 영어로만 교육하는 곳으로 20여명의 외국인 교수가 가르친다.

하 단장은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문화가 모든 삶의 근간"이라며 "문화가 없는 사람은 졸부 취급을 받는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문화를 30년 가까이 습득을 해야 졸부 취급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세련된 문화를 갖추려면 30년이 지속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문화는 한 세대, 즉 30년은 지속돼야 형성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하 단장은 "문화가 없는 개인이나 민족은 서글퍼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가 많이 성장했지만 쏠림 문화의 병폐가 나타나는 것은 자아가 없어서 그렇다"고 지적했다. 쏠림 문화의 병폐가 문화적 자아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아가 강하다는 것은 개인적인 문화적 소양이 강하다는 것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직 약해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특유의 겉치레를 그는 지적했다. 큰 차 타기 좋아하는 등 겉으로 과시하기 좋아하는 성향 등을 비판했다. 하 단장은 "문화는 겉이 아니고 속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속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문화적 자아가 있어야 한다"며 "문화적 자아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 앞이더라도, 아무리 권력과 지위가 높은 사람 앞에서도 자신이 문화적 자아가 강하면 부럽지 않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120세까지 일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2019 한·중우호음악회는 '환러춘제'를 주제로 한·중 간 우호와 협력을 다지기 위해 마련된 공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하성호 지휘자가 이끄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오른다. 소프라노 김샤론·최승현, 테너 이동환, 바리톤 오유석, 미국 뮤지컬 가수 사미아 마운츠 등도 출연한다.

중국 측에서는 산둥성 예술단을 주축으로 날라리 연주가 왕빈림(王彬林), 삼현 연주가 후경화(侯庆华), 호금연주가 장카이(张凯), 소프라노 이영춘(李迎春), 바리톤 이오(李鳌), 중국가수 우홍(牛虹) 등이 출연한다.

공연은 1부에서는 한·중 예술가들의 한·중 우호 협연, 2부에서는 임시정부 수립100주년을 기념한 특별공연으로 꾸민다.

<하성호 단장 약력>
1977년 중앙대 음악대학졸
1981년 미국 버클리음대 대학원졸
1982년 미국 템플대 대학원 수료
1985년 음악학박사(미국 필라델피아콤즈음대)
1982년 필라델피아 시티팝스오케스트라 지휘자
1988년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창단·단장·상임지휘자(현)
1990~1992년 경원대 음악대학 교수
2000·2001년 브래들하이츠 심포니오케스트라 객원지휘
2000년 '2000밀레니엄 기네스북'에 오케스트라 최다 연주 지휘자로 선정
2001년 서울공연예술전문학교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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