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금융계열사 정리 불가피”…망설이던 辛회장 ‘결단’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석유선 기자
입력 2018-11-28 03:2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분석] 롯데, 손해보험·카드 왜 파나

  • 저조한 실적도 한몫…日 주주 많고 실적 좋은 캐피탈은 제외

  • “매각대금 보다 직원 고용 안정 우선, 윈윈 가능한 동반자 찾을 것”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뉴롯데' 점등식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 제공]


롯데그룹이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를 전격 매각하기로 했다.

유통업계와 금융업계는 롯데가 4차 산업혁명 관련 핀테크,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등에 필수적인 금융계열사를 매각하기로 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롯데는 27일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 매각을 공식화하면서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한 끝에 그룹 내 금융 계열사 중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각의 큰 이유가 자금 수혈이 아니라 지주사 전환을 위한 법적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앞서 롯데는 2015년 일명 ‘왕자의 난’을 겪으면서 거미줄처럼 복잡한 그룹의 지배구조가 도마 에 올랐다. 이후 경영권을 확보한 신동빈 회장은 ‘뉴롯데’를 선언하면서 순환출자 해소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주사 전환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롯데는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설립,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와중에 금융계열사 정리는 필수적인 과제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앞서 롯데보다 먼저 지주사로 전환한 SK와 CJ도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증권사 등 금융계열사를 매각했다.

현재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을 93.8%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롯데캐피탈 지분도 38.1% 보유하고 있다. 롯데는 이로 인해 지주사 설립 2년 이내인 내년 10월까지 금융 계열사를 정리해야 한다.

일단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부터 매각하기로 결단을 내린 것은 저조한 실적이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만 해도 올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이 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해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됐었다.

반면 금융계열사 중 롯데캐피탈이 이번 매각 대상에서 빠진 것은 롯데손해보험 등과 달리 일본 주주가 많고 무엇보다 실적이 좋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그룹 최고 경영진은 이커머스 시장 재편 등에 대비해 롯데카드의 매각을 끝까지 망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 등 경영진은 카드(금융)가 유통과 한 몸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특히 빅데이터를 활용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 미래 유통에서 금융의 역할이 커지는 상황이라 많은 고민 끝에 매각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당초에는 롯데카드 매각 대신 아직 지주사에 편입되지 않은 롯데물산과 호텔롯데에 금융계열사 지분을 넘기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롯데물산과 호텔롯데도 결국 지주사 편입이 불가피해 금융 계열사 매각으로 최종 결정됐다.

롯데는 롯데손해보헙과 롯데카드의 인수자 선정 과정에서 각각 1700여명에 달하는 임직원의 고용안정과 처우 보장을 최우선시할 계획이다. 또한 유통 1위 기업인 롯데의 방대한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업 선정에도 중점을 둘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매각 대금보다는 현 임직원의 고용과 처우 보장을 우선시 할 것”이라면서 “롯데카드는 방대한 유통 데이터를 확보한 만큼 유통과 금융이 윈윈 가능한 전략적 동반자를 찾겠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