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석준 연출 "여성 독립운동가 이렇게 많다는 점에 놀랐어요"

김호이 명예기자입력 : 2018-11-26 15:43
김호이 명예기자 3인 연속인터뷰 - 김자동 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 고3수험생, 연출자에게 공연 뒤 '긴급질문'해보니

[임시정부기념사업회 다큐음악극 '길위의나라' 공연의 한 장면.]



11월23일과 24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다큐음악극 '길위의 나라'가 무대에 올려졌다. 딱딱한 역사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궁금했다. 역사 속 인물들의 배역을 맡은 연기자들이, 책을 읽어주는 형식으로 실감나는 임시정부 시절의 현장을 전하는 방식이었다. 막 뒤에서는 군챔버오케스트라, 쏘울즈오브서울합창단, 국민 앙상블이 분위기에 맞춰 연주함으로써 실감을 돋웠다.

연기자들이 읽어주는 책은, 모두 임시정부 관련 인물들이 기록해놓은 것들이었다. 권기옥, 김구, 김신, 김자동, 김준엽, 김효숙, 박영준, 선우진, 안창호, 양우조, 최선화, 윤재현, 이은숙, 이종찬, 장준하, 정정화, 조경한, 지복영, 한도신, 허은 (가나다순) 선생의 책 속에서, 스토리를 연결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잘 편집해서 전체가 하나의 흐름을 지니도록 구성한 극이었다.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기까지는 어려웠을지 모르지만, 그런 생각을 해냈다는 것이 기발했다.

공연과 관련해 현장 인터뷰를 했다. 우선, 나와 같은 고3 수험생, 극중에도 등장하여 여러 가지 증언을 하는 김자동 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님, 그리고 연출을 맡은 이석준감독에게 몇 가지 물어보았다.
 

[김호이 기자와 인터뷰한 고현서 학생.]



# 고3 수험생 미래과학고 고현서(18) 인터뷰
"배우지 못했지만, 독립운동 하는 젊은이들 적극 지지하는 곽낙원 할머니 멋졌어요."


Q. 이번 공연에서 기억에 남는 대목은?
A. 임진아 배우가 연기안 곽낙원 할머니의 일화의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할머니께서 학교도 제대로 못나오셨고 글도 제대로 잘 알지 못하시지만 독립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젊은이들을 지지해주고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에게 호통치시는 부분이 기억에 남아요.
Q. 뭔가 아쉬운 점도 있던가요?
A.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 좀 딱딱하고 지루했어요. 중간에 관객과 소통하는 대목을 넣었으면 어땠을까요.
 

[김자동 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



# 김자동 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 인터뷰
"젊은 세대에게 임시정부사업회 활동 많이 알리고파"


Q. 이번 공연을 보신 소감이?
A. 이렇게 많이 와서 관람을 해준 것에 감사하고 우리 집안의 얘기도 함께 다뤄져 기분이 좋았어요.
Q. 내년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어떠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신가요?
A. 그동안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에서 1년에 50명~100명의 학생들을 임시정부 유적지를 데리고 가서 15년 동안 꾸준히 그곳을 보여주면서 임시정부가 그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젊은 세대에게 알리는 노력을 해왔고, 그동안 임시정부기념관을 짓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정부 사업으로 확정이 되어서 진행하고 있어요. 기념관을 짓기만 하는 게 아니라 어떠한 콘텐츠들을 담을 것인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고 여러 가지 문화행사를 열어 국민들에게 임시정부의 역할과 임시정부가 꿈꿔왔던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되는지에 대해서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내년 임시정부수립 100년을 기념해서 4월 11일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선포식이 있고, 영화제 및 여러 가지 100주년 기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석준 감독(왼쪽)과 인터뷰 중인 김호이 학생기자.]

 

[이석준 감독]



# 이석준 연출 인터뷰
"원래는 배우로 참여하려 했었다...여성 독립가들 많아 감명 받았다"


Q. 감독님은 매우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 스타 연기자이자 연출가로 알고 있는데 임시정부 관련 공연을 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이번 <길 위의 나라>를 진행한 건 예술감독이신 이혜경 교수님과 친분이 있었는데 임시정부와 관련된 공연을 준비하신다는 걸 오래 전부터 들었어요. 처음에는 제가 배우로 참여하기로 했었는데 교수님께서 어느날 “이와 관련 되서 공부도 많이 했으니까 연출로 참여하는 게 어떠냐”는 제의를 받고 도와드리는 입장에서 참을 하게 됐어요.
Q. 임시정부 관련 인물 중에서 감독님께서는 어떤 분을 가장 좋아하시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어떠한 한 분을 좋아한다고 하기에는 좀 그렇긴 한데 이번 공연의 서사는 여성중심 서사가 많았어요. 임시정부를 생각하면 백범 김구나 윤봉길 의사나 역사적인 큰 사건을 일으킨 남자인물들에게 초점이 맞춰졌는데 이번에 작품을 준비하고 공연을 하면서 보니 여성분들도 남성 분 못지않게 어마무시한 일들을 많이 하셨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여성의 힘을 많이 느낄 수 있어서 좋더군요.

Q.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의 뿌리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데, 감독님은 임시정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사실은 무관심 했었고 생각하고 제가 잘 몰랐었어요. 일반인들과 똑같은 심정을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잘 몰랐었고 그리고 제가 이정도로 모르고 있었나 라는 개인적으로 비참한 생각이 들 정도로 죄송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너무나 많은 분들이 너무나 많은 일들에 독립운동에 참여하셨고 나라를 일으키기 위해서 준비를 많이 하셨는데 100년 밖에 지나지 않은 이 시대의 사람들은 임시정부가 세워지게 만들어주신 분들에 대해 단 한명도 제대로 알고 계신 분들이 없었다 라는 것에 부끄러운 생각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Q. 이번 연출을 하시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우리가 알고 있는 건 극히 일부이고 너무 껍데기만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 면면이 심도 있고 그들의 삶도 지금의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았고 나라를 잃은 불행함을 갖고 있지만... 그 속에서 진실된 나라를 찾고자 하는 의지와 삶의 의지, 이런 것들이 저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던 거 같아요.

Q. 이후 독립운동가나 혹은 임시정부 관련한 작품을 다뤄보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어떤 인물 혹은 내용을 다루고 싶으신가요?
A. 만약에 다시 독립운동가에 대한 내용을 다루게 된다면... 이번 작품은 정말 많은 분들이 회고록을 중심으로 만들었거든요. 한두 명이 아니라 몇 십 명에 다다르는 그 분들의 회고록을 발췌한 거예요. 다음에 할 때는 정기적인 프로젝트로 할 수 있다면 정정화 아니면 이은숙 김효숙 이런 여성분들이 중심이 되는 그 분들의 일대기들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있으면 좋겠어요.

Q. 이번 공연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와 공부를 하셨나요?
A. 극히 짧아요. 왜냐면 제가 공연에 뛰어든 게 3~4주 정도 밖에 안됐기 때문에 그 안에 너무나 많은 방대한 자료들을 봤고 실제로 이틀 공연한 것까지 합해서 자료를 보고 쓰고 넣고 대사에 참가시킨 것들이 제가 알고 공부한 것들에 10분의 1 정도 밖에 안돼요. 근데 제가 보고 배운 것들은 봐야 되는 것에 10분의 1 정도 밖에 안 되는 거예요. 실제로 공연 때 보여 졌던 것들은 내용들의 100분의 1 정도도 안 될 거예요. 임시정부와 관련해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배우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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