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ZTE 나오나....미국, 중국 반도체 기업에 또 '칼'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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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10-3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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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전쟁 다시 불붙나, 미국 상무부 "미국 안보 위협, 푸젠진화 수출 제한 "

[사진=아이클릭아트]



미국 상무부가 중국의 또 다른 반도체 업체를 향해 칼을 꺼내 들었다. 이번 결정이 미·중 무역전쟁을 다시 한 번 격화시키는 또 다른 도화선이 될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신랑과기(新浪科技)는 30일 "제2의 중싱(中興·ZTE)이 탄생하게 됐다"면서 미국 상무부가 29일(미국 현지시간) 중국의 D램 제조업체인 푸젠진화(福建晋華)반도체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푸젠진화반도체의 새로운 메모리 칩이 미국의 시스템용 칩 공급업체의 생존에 막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결정을 알렸다. 푸젠진화반도체를 미국 기업의 소프트웨어와 제품, 기술 등 수출을 제한하는 리스트에 포함시키면서 앞으로 미국 기업은 푸젠진화에 제품 등을 수출, 재수출, 이전할 경우 미국 당국의 '특별승인'이 필요하게 됐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성명에서 "푸젠진화의 새로운 설비는 미국을 원산지로 하는 기술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수출 제한 조치로 미국 군사용 시스템의 핵심 부품 공급사슬을 위협할 푸젠진화의 생산능력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안보 이익을 해치는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경한 어조의 경고도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ZTE를 이후 다시 중국 하이테크 기업을 향해 '수출제한'이라는 강수를 꺼내든 것으로 무역전쟁의 불씨를 다시 지필지 주목된다. 푸젠진화 역시 중국의 산업 선진화 전략인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되는 기업이라고 신랑과기는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푸젠진화만이 아니라 최근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메모리칩 '국산화'의 길이 더 험난해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중국의 막대한 무역흑자,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무역전쟁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중국제조 2025'를 겨냥했고 이는 중국의 '기술굴기'를 미국 패권에 대한 위협으로 느끼고 억제에 나선 것이라는 게 중국의 주장이다.

반도체는 핵심 공격 대상으로 앞서 ZTE는 미국 당국에 10억 달러의 벌금, 4억 달러(약 4488억원) 에스크로(Escrow 결제대금계좌) 계정 예치 등을 하고서야 제재에서 해방됐다. 지난 2017년 납부를 약속한 12억 달러 벌금까지 더하면 25억 달러 이상을 내놓은 셈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5년 '중국제조 2025' 전략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40%, 2025년에는 5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이 무역전쟁과 함께 ZTE를 제재하고 이로 인해 큰 타격을 받으면서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의 '국산화'의 중요성을 오히려 더욱 크게 인식하는 분위기다.

2016년 2월 설립된 푸젠진화는 중국의 '제13차 발전규획-집적회로 중대 생산능력 확대 전략'에 포함되는 중국 대표 반도체 제조업체이기도 하다. 푸젠진화는 미국의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기술 협력을 하고 있으며 D램이 핵심이다. 생산설비 1기 공정이 마무리된 상태로 D램 양산능력 확보를 목전에 둔 상황이다.

푸젠진화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은 지난해 말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미국 최대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캘리포니아주 연방지법에 푸젠진화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기술을 훔쳐갔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 올 1월에는 푸젠진화가 중국 푸젠성 법원에 마이크론이 오히려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면서 소송을 걸었고 올 7월 마이크론 26개 제품의 중국 내 판매 금지라는 예비판결을 얻어낸 바 있다. 마이크론은 매출의 50% 가량을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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