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아지는 '재팬 배싱'…내년초 TAG 앞두고 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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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8-10-2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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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중국과 인도에 손내밀며 외교관계 다양화

아베신조 일본 총리 [사진=연합/EPA]


미국의 재팬 배싱(Japan Bashing·일본 때리기)이 날로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전쟁의 전선을 일본, 유럽연합(EU) 등으로 넓혀가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한동안 유예하기로 했던 일본 자동차 관세 부과를 재언급해 일본을 긴장시키고 있다. 

◆ "中 다음 타깃은 일본"…재팬 배싱 되풀이 우려 ↑

일본이 중국에 이은 무역전쟁 타깃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는 지난달 초부터 본격화했다. 지난 9월 6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 제임스 프리먼은 칼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한 내용을 공개하면서 다음 무역전쟁 타깃이 일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프리먼은 해당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지도부와의 좋은 관계를 언급하면서도, "그러한 것도 내가 그들에게 그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할지를 말하는 즉시 끝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는 여전히 일본과의 교역 조건에 여전히 신경을 쓰고 있는 듯 보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이후 줄곧 일본 무역에 불안 변수가 됐다. 그는 취임 뒤 바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면서 미국과 일본을 축으로 하는 다자경제협정에 힘을 빼놓았다. 이어 취임 직후 자동차를 필두로 한 일본과의 무역불균형을 심심치 않게 불만을 드러냈다. 

일부 일본 통상정책 관계자는 트럼프의 대일관은 미·일 무역마찰로 '재팬 배싱'이 이뤄지던 1980년대 그대로라고 우려하기도 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1989년 모턴 다우니 주니어 쇼에 나와 "일본은 조직적으로 미국의 피를 빨아먹고 있다.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그들에게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강경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 TAG 협상서 일본 부담 커질 듯···日, 중국-인도와 밀착

지난달 말 미국과 일본은 재화 무역을 물품무역협정(Trade Agreement on Goods·TAG) 체결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기로 정식 합의했다. 일본은 그동안 자국이 주도해 이끌어온 TPP 미국 재합류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결국 무위로 돌아간 셈이다. 일본은 그동안 꺼리던 양자협정을 하는 것으로 양보하는 대신 자동차 관세 유예라는 카드를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다시 일본 자동차에 2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인디애나 주에서 열린 농업단체 집회에서 이같은 발언을 했다. 일본 언론은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표심을 얻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내년 1월에 시작되는 물품무역협정에서 농산물 개방 부분에 있어 미국이 일본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는 일본의 주력 대미 수출품이다. 미국이 자동차 카드로 일본을 압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 내 일본 차 판매대수는 연간 약 660만대지만 북미 현지생산으로 일본에서 수출하는 물량이 160만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대일무역 적자의 규모가 크다는 데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는 지난 16일 의회에 서한을 보내 일본, 영국, EU와 별도의 새로운 양자 무역협상을 하겠다는 의향을 공식 통보했다. 이는 협상 개시 90일 전에 행정부의 협상 계획을 의회에 통보한다는 미 무역촉진법(TPA)에 따른 것이다. 

이날 성명에서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모두 해결하고 보다 공정하고 균형잡힌 무역을 성취할 것"이라면서, 일본에 대해 "중요하지만 미국 수출업자들이 아직 제대로 활약을 못하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자동차, 농업, 서비스 등에서 수십년 동안 여러개의 관세 비관세 문제로 일본과의 불균형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일본과의 상품무역에서 690억달러(약 77조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자동차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이처럼 미국의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은 중국과 인도 등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베 총리는 25~27일 중국을 방문해 향후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일본을 찾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자신의 별장으로 초대하면서 우호 관계를 단단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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