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정감사] '연임이 죄?' 의원들 막말에 진땀 뺀 이주열 총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양성모 기자
입력 2018-10-22 19: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기준금리 인하 관련 '박근혜 정부 압박 의혹' 집중공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총재 한 4년 했으면 그만 돌아가도 되잖아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에게 던진 말이다.

이주열 총재가 이 같은 일부 의원들의 막말로 진땀을 흘렸다. 1974년 김성환 총재가 연임된 이후 44년 만에 재임에 성공했지만 이 같은 사실이 오히려 흠집이 되는 모습이다. 이 총재의 연임과 관련해 막말이 나온 이유는 박근혜 정부가 언론을 동원해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했고, 실제 금리인하로 이뤄졌다는 의혹 때문이다.

한 언론매체 보도에 따르면 2015년 2월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은 안종범 전 수석에게 "강효상 선배와 논의했다"면서 "기획기사로 세게 도와주기로 했고, 관련 자료를 이모씨에게 이미 넘겼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조선일보는 2015년 3월 2일과 3일에 걸쳐 금리 인하에 소극적인 한은을 비판하는 기획기사를 내보냈다.

기사가 나간 뒤 정 부위원장은 안 수석에게 "조선일보가 약속대로 세게 도와줬으니 한은이 금리를 0.5%포인트를 내리도록 서별관회의에서 말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실제로 한은은 같은 달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고, 석 달 뒤에도 0.25%포인트를 추가로 낮췄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됐다가 문재인 정부에서도 재임됐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면서 "이렇게 의혹 투성이인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시게 해야지…"라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앞서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서별관 회의 참석 질문에 "2015년 2월과 3월 서별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해당 문자메시지는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관련설을 부인했다.

또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의 판단에 청와대가 영향력을 행사했느냐는 질문에 "어떤 시도도 없었다"면서 "금통위원들은 정부의 압력에 움직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의 연임에 대해 쓴소리는 그동안 여러 곳에서 나왔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이 진행하는 한 TV프로그램에서 "문재인 대통령 인사 중에 제일 잘못 된 게 (이주열) 한은 총재를 연임시킨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주열 총재에 대한 책임론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한은의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부동산 가격 급등 원인을 저금리 기조로 돌리는 데 대해 한은이 상당히 억울해 하는 분위기"라며 "이 총재의 연임에 대한 비판은 한은의 중립성을 흔드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