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하에 증시 폭락, 불안한 중국 경제...中 당국은 "안정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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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10-0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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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위안화 달러당 환율 다시 7위안 목전, 시장 불안감 증폭

  • 유동성 주입 소식에도 증시 폭락, 채권 불안과 커지는 부채 리스크

  • 닝지저 통계국 국장 "전반적으로 안정 유지, 정상 범위 내 변동"

[사진=AP/연합]



중국 경제가 불안하다. 무역전쟁의 충격이 가시화되고 중국 경제 내부의 '리스크'를 키우면서 경기 하강 압력도 커지는 분위기다.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증권시장도 내리막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기조는 여전히 변함이 없으며 무역전쟁의 충격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 당국 방어에도 위안화 급락,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도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9일 위안화의 달러대비 기준환율을 6.9019위안으로 고시했다. 당국 개입 선언으로 안정되는 듯 했던 환율이 다시 7위안 돌파를 앞두게 된 것이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타격이 가시화되고 심화하는 상황인데다 미국의 통화 긴축 등의 영향이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까지 불거지면서 향후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위안화가 계속 절하돼 다시 거액의 '외자 엑소더스'가 발생하고 외환시장의 '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고개를 들었다. 부채 리스크, 무역전쟁 충격완화 등을 위해 이르면 12월 인민은행이 추가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거론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미국과 반대 방향의 통화정책을 구사하고 있는 중국이 추가 지준율 인하 카드를 내놓는다면 위안화 하방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올해 말 달러당 6.95위안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당국도 이러한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류스진(刘世锦)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적절한 균형이 달라진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신을 중심으로 해당 발언이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하를 어느 정도 용인하겠다는 의향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올 들어 증가세를 유지했던 중국의 외환보유액도 최근 다시 줄고 있다.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조870억2000만 달러로 전달 대비 227억 달러 감소했다. 감소폭도 확대돼 예상치인 50억 달러의 4배를 웃돌았다. 이는 중국 내 외화 유출에 속도가 붙고 이에 당국이 환율 방어에 나섰음을 보여준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출처=중국 인민은행]



◇ 유동성 주입에도 증시 폭락, 채권도 '빨간 불'

인민은행이 7일 깜짝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로 거액 유동성 주입을 예고했으나 8일 중국 증시는 폭락하며 참담한 모습을 보였다. 무역전쟁의 여파가 워낙 커 당국의 각종 대응책이 힘을 내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악재 속에서도 반등을 이끌만한 대형 호재도 부재한 결과다.

증시 폭락은 외화 유출하고도 연관된다. 또, 상장사 자금조달 문턱이 높아지고 투자자들의 지갑에도 타격을 줄 수 있어 중국 경기 전반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중국 '소비'가 폭발하는 국경절 황금연휴가 끝난 직후임에도 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4.84포인트(3.72%) 급락한 2761.51로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중국 증시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양상이다. 특히 미국과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낙폭이 커지는 추세다. 올 1월 말 장중 최고점인 3587.03과 비교해 8일 마감가 기준 상하이 증시의 낙폭은 23%에 육박한다. 

중국 대외개방 지속, 향후 반등 기대감 등으로 꾸준히 유입세를 보였던 후강퉁(상하이, 홍콩거래소 간 교차거래 허용)과 선강퉁(선전과 홍콩거래소 간 교차거래 허용)의 경우 8일 무려 96억400만 위안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증시는 물론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됐다는 신호로 증시 반등의 시기가 더욱 멀어졌다는 판단에 힘을 실었다.

중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거론되는 '부채도 문제다.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잇따르며 채권시장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 대표적이. 중국 시장조사업체인 윈드에 따르면 올 1~7월 중국 내 발생한 디폴트 규모는 321억 위안이다. 이는 역대 최고기록을 세운 2016년의 80%를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다양한 분야로 범위가 확대되고 AAA 등급 회사채도 디폴트되는 등 안전지대도 없어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 비금융 민간기업 부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지난해 1분기 말 211.1%를 기록한 후 4개 분기 연속 감소했으나 올 1분기 말 다시 213.4%로 증가했다.

◇ 여전히 "문제없다"는 중국 당국

이처럼 중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경기 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해 시장 혼란을 막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중국 관영언론인 신화통신은 8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부주임인 닝지저(寧吉喆) 국가통계국 국장과의 인터뷰를 게재하고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 기조가 유지될 것이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의 충격파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닝 국장은 "올 들어 투자, 소비 등 일부 거시지표가 둔화세를 보이면서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이 상당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 경제 전체적으로 볼 때 이는 정상적인 조정의 범위에 속하는 수준으로 월 단위, 각 개별 지표의 변화가 아니라 전체적인 상황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8%로 12분기 연속 6.7~6.9%의 중·고속 성장 구간을 유지하고 있고 올 들어 1~8월 신규 취업인구가 1000만명, 8월 기준 실업률은 5%,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도 2%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따른 충격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닝 국장은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무역전쟁에 따른 충격을 통제할 수 있다"면서 "내수 중심의 경제체질 전환, 중국 경제구조 선진화 등이 충격 완화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최근 중국 당국은 잇따라 부양책을 내놓으며 무역전쟁 충격을 완화하고 경기에 활력을 더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일단 앞서 언급한 지준율 인하 등 유동성 주입이 대표적이다. 대규모 감세를 통해 중국 기업의 부담을 덜고 시장진입 문턱을 낮춰 해외기업과 투자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이미 3차례 수입관세를 인하했고 오는 11월 1일부터 1585개 수입상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 인하할 예정이다. 8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주재한 국무원 상무회의에서는 11월 1일부터 수출세 환급률을 1~5% 상향 조정했다.  




 

[그래픽= 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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