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프라이즈] ‘토탈건축’으로 세계시장 노린다...희림, 'DCM서비스'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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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입력 2018-10-0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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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계부터 건설사업관리까지 한 번에...국내 업계 유일 코스닥 상장사 ‘희림’

  • 인천국제공항부터 평창올림픽 경기장까지...고도의 기술력으로 전문시설 설계 수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 모습.[사진=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제공]


국내 1위 건축설계기업인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희림)가 설계부터 건설사업관리(CM)까지 한 번에 수행하는 ‘DCM(Design Construction Management) 서비스’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발판을 다져나가고 있다.

◆ 전문기술력 필요한 공항프로젝트 연이어 수주...항공 수요 늘어나는 지역서 강세

지난 1970년 설립된 희림은 2000년 2월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해 현재까지 업계에서 유일한 상장사로 남아있다. 시민들에게 익숙한 서울의료원과 서울 ‘포시즌스호텔’, 인천아시아게임 주경기장도 희림의 작품이다.

희림은 앞서 2000년대 초반 업계 최초로 단독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현재는 미국·중국·베트남·아제르바이잔·아랍에미리트·방글라데시·이라크·카타르·카자흐스탄·캄보디아·우즈베키스탄 등 전 세계에서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 희림이 해외에서 강점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는 공항과 스포츠시설 등 전문 기술력이 필요한 프로젝트다. 특히 베트남 정부가 늘어나는 항공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발주한 롱탄국제공항 여객터미널 국제현상설계 공모에서 베트남 4대 도시를 돌면서 국민들의 평가를 받은 결과 희림이 최종 당선자로 뽑혔다.

베트남 외에도 희림은 러시아 하바롭스크공항 마스터플랜과 이르쿠츠크 에어시티 마스터플랜을 비롯해 △중국 청도국제공항 신여객터미널 인테리어 설계 △아프리카 적도기니 몽고메인국제공항 설계 △카자흐스탄 알마티공항 증축 타당성 조사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국제공항 신여객터미널 타당성 조사 등 해외에서 다양한 공항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희림이 수주에 성공한 국가들은 최근 항공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난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중서부지역에 50여개의 신공항 건설 계획을 갖고 있으며, 중동지역에서는 이란이 앞으로 15년 동안 기존 공항을 확장하고 신공항을 개발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필리핀과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증가하는 항공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기존 공항을 확장하거나 신공항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희림이 이렇게 세계 곳곳에서 공항 설계를 수주할 수 있었던 것은 앞서 국내에서 다양한 공항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기 때문이다. 희림은 제주국제공항 시설 확충 설계와 증축 기본계획 수립,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 리노베이션 등 국내에서 최다 공항 프로젝트 수행이라는 경험을 갖고 있다.

올해 누적 여객이 5000만명을 넘어선 인천국제공항의 설계도 희림의 작품이다. 희림은 인천국제공항 전 단계 건설사업에 참여했다. 특수설계 분야에 포함되는 공항 프로젝트는 일반 건축물과 달리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희림 측의 설명이다. 공항 설계는 마스터플랜과 타당성 조사, 사업성 검토, 설계, 리노베이션, 확장 공사, 신공항 디자인 등으로 분류 할 수 있는데 희림은 각 분야에서 모두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희림은 향후 국내에서도 제주 제2공항과 김해신공항, 흑산도공항, 울릉도공항 등 약 10조원 가까운 규모의 프로젝트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남은 프로젝트 수주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우주베키스탄 타슈켄트 아이스링크 경기장 조감도.[이미지=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제공]


◆ 'DCM 서비스'로 공기·원가↓

희림의 DCM 서비스가 필요한 또 다른 분야는 스포츠시설 설계다. 토탈건축서비스인 DCM서비스는 초기 단계인 설계에서부터 시공을 고려해 설계하기 때문에 설계 변경 요인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또 시공성 향상에 따라 공사기간이 단축되고 원가도 절감해 사업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강진지역인 아제르바이잔과 이란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한 희림은 그 경험을 살려 내진설계 기술력과 각국의 다양한 지진설계기준 및 지진설계기법을 내세워 해외 발주처를 만족시키고 있다. 올 겨울을 뜨겁게 달군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쇼트트랙경기장인 ‘강릉 아이스아레나’도 희림의 작품이다.

희림은 유치제안서와 마스터플랜, IBC 국제방송센터,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스포츠 이벤트 전 과정을 수행한 경험을 살려 각 국가에 그 지역의 정체성을 반영한 경기장 디자인과 친환경 설계, 사후 활용방안 등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희림이 설계한 아제르바이잔의 바쿠 올림픽스타디움은 세계적인 건설전문지인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선정하는 ‘글로벌 베스트 프로젝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6 월드 스타디움 콩그레스(World Stadium Congress 2016)’에서는 '올해의 경기장'과 '올해의 건축가상'을 수상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 터미널과 세종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 2-1생활권 M2·L2블록 설계로 주목받은 희림은 해외에선 ENR이 선정하는 세계 225대 기업에 7년 동안 선정된 바 있다. 유럽 건축전문잡지인 ‘빌딩디자인’은 희림을 전 세계 건축설계회사 중 17위로 소개했으며, 이들이 선정한 '월드아키텍처 100' 분야별 순위에서 다섯 번 ‘주거부문’ 매출 1위(해외설계매출기준)를 차지하기도 했다.
 

아제르바이잔 바쿠 올림픽 스타디움 모습. [사진=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제공]


◆ 이제는 ‘스마트시티’

전문성과 기술력을 살려 세계시장을 선점했던 희림은 이제는 ‘스마트시티’ 시장을 노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정부가 스마트시티를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건축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이미 정보통신기술(ICT)과 도시건설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앞으로 해외에서도 스마트시티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희림의 판단이다.

해외에서도 스마트시티 시장은 커지고 있다. 중국은 이미 500여개의 스마트시티 건설을 계획하고 있고, 캐나다 토론토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손잡고 스마트시티 건설에 착수했다. 인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지역에서도 스마트시티 계획이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희림도 국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쿠웨이트 사우스 사드 알 압둘라 스마트시티 △캄보디아 프놈펜 리버파크 스마트시티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바이칼 스마트시티 등 해외 신도시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세종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 2-1생활권 M2·L2블록 모습.[사진=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제공]


◆ 개성공단 프로젝트 수행 경험...조선족 기업과 손 잡고 북한 진출 노려

희림이 눈독을 들이는 분야는 또 있다. 바로 ‘북한’이다.

희림은 지난 8월 말 중국 최대 조선족 기업인 ‘신성실업유한공사’와 북한사업 공동진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희림은 신성실업과 함께 각종 북한 프로젝트에 건축설계와 CM 및 마스터플랜 전문가로서 참여하게 된다. 신성실업은 희림의 파트너로서 북한 내 건설사업과 부동산 개발사업에 적극 동참하고, 기타 해외사업에서도 건축·엔지니어링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표성룡 신성실업 회장은 중국동포 출신 기업인으로 중국 랴오닝성 정재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힌다. 현재 철강·부동산·무역·요식업 등에서 연매출 4조2000억원 규모의 11개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조선족기업가협회 회장과 랴오닝성정치위원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표 회장이 회장직을 맡고 있는 중국조선족기업가협회는 회원 기업 3600여개와 기업 구성원 60만여명에 달하는 중국 최대 조선족 단체다.

표 회장은 이미 평양에 건물을 지어 면세점과 음식점을 운영하며,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희림도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남북경제 협력 및 대북사업 지원을 위한 남북경협지원팀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희림은 앞서 개성공단 내 공장과 종합지원센터, 응급의료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북사업을 수행한 경험을 살려 북한 진출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희림 관계자는 “향후 남북경제 협력과 북한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북한의 주요 무역 파트너인 중국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희림이 보유하고 있는 건축설계 기술력과 신성실업의 자금력·네트워크가 결합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외시장에 이어 북한 진출까지 노리고 있는 희림은 앞으로 특수설계 분야와 관련된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 해외 수주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희림 관계자는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 1위, 세계 5위의 글로벌 건축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의 건축문화와 기술을 선보이고, 나아가 후방 산업체의 수출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 알투마마 스타디움 조감도.[이미지=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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