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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장 잘 하는 게 판소리…'오셀로' 한국 감성으로 재해석"

노경조 기자입력 : 2018-09-05 18:01수정 : 2018-09-05 18:01
창작집단 희비쌍곡선 '판소리 오셀로' 이달 22일까지 정동극장서 공연

창작집단 희비쌍곡선의 소리꾼 '박인혜'. [사진=정동극장]


"박인혜스러운 설비(說婢) '단'(丹)을 볼 수 있다. 극이 끝을 향해갈수록 감정의 적정선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창작집단 희비쌍곡선이 '판소리 오셀로'로 정동길을 찾았다. 이 작품은 신라시대 '처용 설화'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를 엮은 것으로, 정동극장이 선보이는 '2018 창작ing 시리즈'의 첫 무대를 장식했다.

'일희일비하지 말자'는 뜻의 희비쌍곡선은 현재 연출가 임영욱, 소리꾼 박인혜가 이끌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만난 이들은 판소리에 대한 애정을 아낌 없이 드러냈다.

임영욱은 "판소리를 만난 건 행운이다"며 "어떤 예술 장르든 시간을 들여 정성껏 만나면 관객들에게 기쁨을 줄 것이란 확신이 있고, 판소리를 좋아할 사람은 반드시 좋아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판소리 오셀로'에서 1인극을 소화하는 박인혜도 "가장 잘 하는 게 판소리"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판소리의 호소력과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며 "요즘은 정동극장으로 출근할 때 정말 행복하다"고 전했다.

전통 공연의 경우 단발성이 대부분인데 이번 '판소리 오셀로'는 20회가 넘는 장기 공연이기 때문이다. 박인혜는 "무대에서 계속 배우고, 관객들로부터 피드백을 들으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작품은 1인극인 만큼 초반에 관객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고 박인혜는 말했다. 그는 "도입부에서는 정서적인 접근 없이 설명하다보니 제일 힘들다"며 "역할의 구분 또한 명확해야 해서 연출 등과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극이 진행되는 중에는 자칫 분위기와 감정에 취할 수 있어 "전문적인 이야기꾼인 '단'의 성격이 흐트러지지 않게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작품 속 '단'은 오셀로·이아고·데스데모나로 분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박인혜는 몸짓과 어투, 표정, 눈빛을 달리해 노래와 연기, 소리를 소화한다. 여기서 '단'이 아닌 '박인혜'가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박인혜는 "어려서부터 다 같이 민요를 부를 때에도 자꾸 저만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며 "무대에서 에너지가 많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 극에서는 되레 '박인혜스러운 단'을 만들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녀의 이미지에 대한 선입견을 깨버리기로 한 것.
 

창작집단 희비쌍곡선의 연출가 '임영욱' [사진=정동극장]


임 연출 또한 "배우가 자신의 색을 부정하지 않는 것은 중요하다"며 "박인혜가 갖고 있는 어조, 공유하고 있는 세계관에 기반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희비쌍곡선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인간의 마음에 사는 질투와 분노, 의심 등 흉악한 짐승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물론 처용 설화와 오셀로를 엮은 것은 우연이다.

임 연출은 "몇 년 전 처용이 이슬람국가에서 온 왕족이란 학설을 들었는데 흥미로웠다"며 "처용과 마찬가지로 명망 있는 자리까지 올랐다가 바닥으로 떨어진 오셀로와 비교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대본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두 사람은 2013년 판소리 모노드라마 '비단치마'를 시작으로 작업을 함께 해 온 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모습이었다. 이면의 정서까지도 표현하고 싶다는 이들, 희비쌍곡선의 '판소리 오셀로'는 오는 22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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