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재 모시기... 기업들 '총성 없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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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8-08-2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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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뉴욕 등 5곳 글로벌 연구거점... 엔지니어 1000명 확보

  • 현대차, 유망 스타트업과 협업... SKㆍLG 전문가 '상시 채용

 

“디지털 시대는 총칼이 아닌 사람의 머리로 싸우는 ‘두뇌 전쟁’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뛰어난 인재가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00년 신년사에서 ‘인재’의 중요성을 또다시 역설했다. 그는 평소에도 ‘인재 경쟁 시대'를 지속적으로 언급하며 ‘인재의 삼성’을 만드는 데 주력한 바 있다.

재계 1위의 삼성을 이끌어온 이 회장의 이 같은 혜안은 인공지능(AI) 시대를 목전에 둔 기업들의 ‘인재 확보 전쟁’으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국내 경제를 이끌고 있는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은 말 그대로 ‘총성 없는 전쟁’에 나서며 AI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 AI 엔지니어 1000명 확보··· 현대차, 유망 스타트업과 협업 확대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내 미국 뉴욕에 AI 연구·개발(R&D)센터를 세워 우수 인력 확보에 나선다. 미국 동부 지역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프린스턴대 등 미국 인재의 요람으로 불리는 대학들이 위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서부에서 실리콘밸리의 인재를 흡수하고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와 함께 뉴욕 AI R&D센터를 통해 동부의 과학·공학 분야 우수 인력을 공격적으로 영입한다는 전략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한국 AI 총괄 연구개발센터를 시작으로 올해 들어서만 캐나다, 러시아 등 세계 주요 국가 5곳에 글로벌 거점을 세우고 인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 미국, 영국, 캐나다, 모스크바 등 해외 글로벌 AI 연구 거점에 2020년까지 1000명의 인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장(사장)도 최근 "세계적으로 AI 기술 인력이 많지 않아, 얼마나 좋은 인력을 확보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적어도 1000명 이상의 AI 엔지니어를 확보해야 앞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AI 기술 발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도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AI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례로 현대모비스는 이달 초 자율주행 분야 센서기술 확보를 위해 ‘딥러닝(Deep Learning·심층학습)’ 기반 카메라영상 인식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젼과 80억원의 지분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양승욱 현대모비스 ICT연구소장(부사장)은 “유망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선전 등에서 AI 음성인식, 생체 인식, 로봇 제어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발굴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룹 차원에서는 해외에서의 인재 수혈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7~18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은 AI와 자율주행차 등 신사업 분야의 인재 확보를 위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현대차그룹 글로벌 톱 탤런트 포럼‘을 개최했다.

◆SK·LG, AI 인재 상시 채용
SK그룹도 SK텔레콤 등 주요 정보기술(IT) 계열사를 중심으로 AI 인재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데이터 사이언스전문가 진요한 박사와 자연어 기반 지식 엔진 전문가 장유성 박사를 AI리서치센터의 그룹장으로 영입했다. 애플에서 홈팟의 AI 개발을 총괄했던 김윤 센터장에 이어 이번에 신설 2개 그룹의 책임자로 세계적인 수준의 AI 관련 분야 인재를 선임한 것이다.

LG그룹도 해외에 AI 연구소를 잇달아 설치하고 현지 AI 인재 수혈에 나서고 있다. LG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이달 초 캐나다에 '토론토 AI 연구소'를 열었다. 해외에 처음 설립한 AI 전담 연구소다. 다음 달 본격 운영에 들어가며 토론토대와 공동으로 다양한 산학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사외이사도 AI 등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합한 전문가를 선택했다. (주)LG는 최근 임시주주총회에서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그는 2009년부터 8년간 네이버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모바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전환했고, AI·자율주행차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신설한 AI연구소와 각 사업부별로 AI인력을 사실상 상시적으로 영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AI는 현재 자율주행차와 빅데이터 등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기업들이 적극적인 인재 수혈을 통해 기술 우위 확보에 나서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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