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로 흘러드는 中 자금…일대일로 부활 기회 될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은숙 기자
입력 2018-08-22 15:4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말레이시아 등 부채 증가 이유로 중국 경제외교 난항

  • 美 제재로 위기맞는 터키는 중국과 친밀한 관계 형성

터키 리라화 [사진=AP=연합뉴스]


터키와 중국이 부쩍 가까워지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경제적 위기 상황에 놓인 터키가 중국에 손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통하는 관문 국가인 터키가 최근 고비를 맞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응원군으로 등판한 상황에 대해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중국의 국제 영향력 강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일대일로는 최근 다른 국가들의 부채만을 늘리는 정책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 미·서구 등 돌린 상황서 중국 자금 절실 

중국 공상은행(ICBC)은 최근 터키에 36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대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니케이아시안 리뷰는 22일 보도했다. 자금은 터키 서부고속도로 등 인프라 정비사업을 비롯해 터키 국영 석유·가스 수송회사의 저장시설 확충에 사용될 계획이다. 

미국과의 관계 악화 뒤 경제사정이 더 나빠지고 있는 터키로서는 중국으로부터의 자금 수혈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터키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최근 몇년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 악화 이전에도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언론 탄압 등 국내상황 악화도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줄이는 요인이 됐다.

경상수지도 적자는 물론 외화부채도 늘어난 상황에서 리라화 급락은 터키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다. 니케이아시안 리뷰는 "미국과 서구의 투자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터키 정부는 자금원을 다양화해야만 했다"면서 터키 정부가 처음으로 위안화 채권 발행한 것 역시 이러한 이유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1일 터키는 미국 달러가 아닌 자국 통화로 중국 같은 국가들과 무역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中 "터키 일대일로 주요 파트너"…동남아 고비 넘고 돌파구 될 수도 

에드로안 대통령은 지난달 말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터키를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주요 파트너라고 말하면서 친밀감을 과시했다. 최근 ICBC의 터키 투자 결정 역시 일대일로 투자 확대에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최근 중국의 일대일로는 위기를 맞고 있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대형 일대일로 프로젝트 두 개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21일 전했다. 가스관 사업을 비롯한 철도건설사업을 예정대로 진행할 경우 말레이사아의 국가 부채가 크게 늘면서 재정건전성이 훼손된다는 것이 이유다. 

지난달 총선에서 승리한 임란 칸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총재도 전 정권이 추진한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부패 연루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파키스탄은 대형 일대일로 프로젝트인 중국-파키스탄경제회랑(CPEC) 사업으로 620억 달러가 넘어서는 채무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 신청을 검토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되레 개발도상국들에게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경고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세계은행도 지난 4월 막대한 예산이 국가의 부채를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스리랑카, 라오스, 미얀마, 몬테네그로 등 참여국 잇따라 국가채무 위기를 맞았다면서 “중국의 일대일로가 채무의 공포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시안리뷰는 "중국의 자금이 긴급하게 필요한 터키의 상황은 중국의 일대일로 위기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