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공유경제 서비스 경쟁 더욱 치열해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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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07-3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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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트업 '패스트고' 개발 3년만에 차량공유 서비스 개시

  • 애버 등 현지 업체에 인도네시아 '고제크'까지 가세

  • "스마트폰 활용률 급증...업계 1위 그랩 약점 '반면교사'"

베트남 호찌민 거리 [사진=문은주 기자]


싱가포르 기반 차량공유서비스 그랩(Grab)이 우버(Uber)의 동남아시아 사업 부문을 인수한 뒤 베트남에서의 차량공유 서비스 분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랩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상황이지만 스마트폰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어 창조 경제가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패스트고·애버 등 신생기업에 외국 업체까지 가세 

현지 언론인 베트남넷브릿지의 2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신생 차량공유서비스인 패스트고(Fastgo)가 3년여의 개발 끝에 지난 6월 12일 하노이에서 공식 출시됐다. 기술에 정통한 젊은 회사원을 타깃으로, 7월과 8월에는 각각 호찌민과 다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패스트고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응우옌후뚜앗은 "2019년에는 전국 8대 대도시로 확장 진출해 2만명의 운전자와 500만명의 고객을 만날 것"이라며 "운전자에 부과되는 차량 운영비는 하루 최대 3만동(약 1443원)으로 제한해 그랩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유학파 출신인 젊은 베트남 엔지니어들이 지난 2015년 개발한 애버(Aber)는 애버카와 애버 바이크, 애버 트럭, 애버 트래블, 애버 비즈니스 등 6대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당분간 자동차와 자전거 공유에 집중한다는 방침 하에 앱을 통한 혜택으로 차별화한다는 입장이다. 

기존에 자리잡고 있던 택시·오토바이 공유업체인 바토(VATO)도 이용자들의 수요에 맞게 앱을 새단장했다. 지난 2년간 사용했던 비부(VIVU)라는 이름 대신 '바토'로 바꾸고 시스템도 개선했다. 새로운 앱은 우버가 베트남에서 퇴출된 4월 출시됐다. 인도네시아 토종 앱인 '고제크(Go-Jek)'도 베트남 진출을 노리고 있다. 자국에서의 성공 신화가 베트남에까지 확대된다면 다중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 스마트폰 점유율 증가 추세...업계 1위 '그랩'에 경쟁 출사표 

이처럼 베트남 내 공유경제 진출이 치열해진 데는 스마트폰 활용률이 매년 급격히 증가하면서 시장 잠재력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인 닐슨 베트남에 따르면 2017년 베트남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84%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위아소셜(We are Social)사가 집계한 베트남 내 지정 휴대폰 번호 사용자는 전체 인구의 63%에 달하는 5950만명이다. 휴대폰과 스마트폰을 보유한 18세 인구 비율도 각 93%, 55%로 나타났다. 

우버를 인수한 뒤 업계 1위에 올라선 그랩의 영업 방식을 '반면교사' 삼는 분위기도 현지 업체 간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택시 공유 서비스로 시작한 그랩은 지역별 맞춤형 서비스로 큰 호응을 얻으면서 설립 5년 만인 지난해에는 캄보디아와 미얀마를 포함, 동남아 8개국 200여개 도시로 세력을 확장했다.

우버 인수로 광범위한 고객층을 확보했으나 부정확한 위치 정보나 불안정한 기술 등은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경쟁업체로서는 그랩이 보여주는 약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앱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개발 로드맵, 우수한 기술 플랫폼 등 베트남 정부가 주도적으로 기술 발전을 이끌고 있는 점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치열한 경쟁이 외려 업계 발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유경제 관련 앱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운전자 확보가 어려운 데다 러시아워 등에는 수급 불균형이 초래되는 등 개선사항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넥스트테크 그룹의 응우옌호아빈 회장은 "차량공유 관련 앱의 출현으로 베트남 승객에게 더 많은 선택권이 주어졌다"며 "다만 비슷한 판촉 활동을 벌이기보다는 합리적인 정책과 생태계를 만드는 명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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