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자리 창출 SOS에 대기업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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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김지윤 기자
입력 2018-07-1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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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일자리 창출 계획 말할 상황 아니다"

  • -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 "일자리 창출 언급할 거 없어…자동차 확장법 도움 요청"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줄 왼쪽 셋째)이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12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재계에 손을 내밀었다. 재계에서는 민간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미국의 통상압력, 국내 규제 개혁 등 현안 해결을 요청하며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16일 서울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12대 기업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기업을 위한 산업부(Ministry for Enterprise)가 되겠다"는 전례 없는 친(親)기업적 표현을 써가며 대기업에 소통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 부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동현수 두산 부회장, 박한우 기아차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오인환 포스코 사장, 손옥동 LG화학 사장, 최선목 한화 사장,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 정찬수 GS 사장, 이갑수 이마트 사장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CEO들은 과도한 개인정보 보호와 지주사 투자 규제 등 신규 투자를 막는 규제 개선, 기업 투자에 필요한 산업 인프라 적기 확충, 신산업과 환경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등을 요청했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전달하고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하지만 이날 구체적인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윤 부회장은 간담회 직후 향후 일자리 창출 계획에 대해 묻자 "아직 말할 상황이 아니다"며 "회사 안에서 준비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규모에 대해선 밝히기 어렵다"며 얼버무렸다. 앞서 지난 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일자리 창출에 대한 당부의 메시지를 들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등 미래 투자에 대해서도 윤 부회장은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과제를 선정해 기업과 협력해 나가고, 인프라 투자 등에 나서주길 건의했다"며 "몇 년간 큰 로드맵을 갖고 해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도 일자리와 관련한 답은 내놓지 않았다. 박 사장은 "(일자리 창출은) 언급할 게 없다"며 "자동차(무역) 확장법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당장 미국에서 무역확장법 232조를 들이밀며,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자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수출 비중이 큰 현대·기아차는 관세 부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일자리 감축을 고민해야 되는 형국이다. 박 사장의 발언도 발등에 떨어진 '미국 관세 문제' 해결 외에 다른 곳에 신경쓸 여력이 없어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도 조선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냐는 질문에 "정부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리였다"고 짧게 답했다. 조선업은 최근 몇 년간 불황을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

손옥동 LG화학 사장도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면서 "석유화학 전문 공단이 3개가 있는데, 이와 관련된 인프라 개선에 대해서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기업 투자와 고용이 부진한 상황에서 기업 애로와 건의를 청취하고 정부 지원방안을 협의하는 등 기업과 정부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자 마련됐다. 이달 말 ‘규제혁신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5대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규제혁신을 선도하고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를 적극적으로 설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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