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경제다] 사상 최대 실적 올린 수출…반도체 의존·시장 편중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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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8-06-2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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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1~5월 누적 수출 2464억 달러로 사상 최대

  • 반도체 등 특정 품목 및 중국·베트남 등 일부 지역 쏠림 현상 심화

  • "아세안·유럽연합·남미공동시장 등으로 경제 영토 확장 필요"

[사진=배군득 기자]


수출은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지난해 3.1% 경제성장률 달성의 일등 공신은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한 수출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가 수출 호황을 바탕으로 2019년까지 3%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도체 의존, 특정 시장 집중 등이 심화하는 모습은 불안요소로 꼽힌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수출 품목과 지역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누적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증가한 2464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수출은 2016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17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는 등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였다.

4월 소폭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이는 지난해 수출성적이 워낙 좋은 것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수출액은 500억6000만 달러에 달했다.

특히 5월 수출액은 509억8000만 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증가했으며, 한국 수출은 처음으로 3개월 연속 500억 달러 돌파라는 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수출의 거침없는 질주에도 우려의 목소리는 적지 않다. 한국 수출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수출 지역과 품목 편중 현상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수출입집중도의 현황과 문제점' 보고서에 따르면, 허핀달지수는 지난해 1218포인트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7년 이래 최고였다.

허핀달지수는 개별 품목 또는 지역의 수출이나 수입 점유율을 제곱해 구한 값으로, 수출입의 품목과 지역 집중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허핀달지수가 클수록 특정 품목이나 지역으로 수출입이 집중됐다는 의미다. 품목별 수출집중도는 2010년 1204포인트(p)에서 점차 하락했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다.

올해 1∼5월도 1210p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품목별 수출집중도 상승은 반도체 수출이 급격하게 늘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 비중은 지난해 17.1%, 올해 20.3%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역별 수출집중도도 심화했다.

1998년 615p로 최저점을 찍은 뒤 계속 높아져 올해 1∼5월 1018p로, 1991년(1096p)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중국, 베트남으로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2000년만 해도 전체 수출 중 베트남과 중국 비중은 각각 1.0%, 10.7%에 그쳤지만, 올해는 베트남이 8.1%, 중국은 26.4%로 확대했다.

주요국에 수출이 집중되면 수출이 잘될 경우 고수익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위험도 크다. 수출 다변화가 이뤄지지 못할수록 경제 호황과 불황의 진폭이 크고, 글로벌 수요가 감소할 때 다른 국가보다 부정적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귀일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중국과의 사드 갈등, 미국의 철강 쿼터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구는 우리나라 수출의 구조적 취약성을 상기시킨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품목의 다변화 지속 추진 △수출 점유율이 높은 품목 수요 변화 모니터링 강화 △신흥시장·신산업 발굴 노력 지속 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 연구위원은 "특정 국가의 정치와 외교에 의해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 수출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제 영토를 넓히기 위해 △아세안(ASEAN) △유럽연합(EU) △남미공동시장(MERCOSUR)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등에 대한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지속적으로 수출 품목의 다변화를 추진하고, 수출 점유율이 높은 품목의 경우 수요변화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며 "신흥시장, 신산업 발굴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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