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굴기' 속도 내는 중국…신축에 年 17조원 쏟아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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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현 기자
입력 2018-06-2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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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내 3500kW급 15기 신설 예상…미국 이어 세계 2위 원전대국 도약 목표

  • 설계부터 관리까지 자체기술 확보…중동·아프리카 신흥국 대상 수출 타진

중국이 자체기술로 개발한 3세대 원자로인 '화룽 1호' [사진=신화통신]


최근 중국 정부가 원자력 발전소 신축에 연간 1000억 위안(약 1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원전 굴기(屈起·우뚝 섬)'를 주도하는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중국경제망은 최근 공개된 '중국 국가원자력발전 계획'을 인용, 중국 정부가 2020년까지 3500만㎾(킬로와트) 규모의 원전을 매년 5~6기 신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계획대로라면 2020년까지 연간 1000억 위안이 투입돼 최소 15기의 원전이 신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체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에너지국 등 4개 부처가 지난달 말 '원전 운영 안전관리 지도의견'을 발표했다며 중국의 원전 산업이 이미 자체기술을 확보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원자력 발전 중장기 발전계획(2011~2020년)'과 '원자력 발전 13차 5개년(2016~2020)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은 2020년까지 중국 원자력 총 설비용량을 8800만㎾로 늘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원전대국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 환경·효율면에서 최고…무서운 속도로 증가하는 中 원전

중국 당국은 화력발전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경제발전에 따라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 비중을 늘리고 있다.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소는 점점 줄고 원전과 관련된 기술력 확보는 중국의 핵심 과제로 자리잡았다.

중국 정부는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여파로 원전 건설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입장을 취했지만, 2016년 3월 발표한 13차 5개년(2016~2020년) 계획을 통해 원전 건설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원전 외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도 대대적으로 투자해왔지만 전력 생산량이 기대치만큼 늘지 않았다.

계획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带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중국은 2030년까지 65개 일대일로 연선(沿線)국가와 공동으로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중국 내 원전을 통한 에너지 생산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중국 원자력 발전운영 상황’에 따르면 지난 1~3월 1분기 동안 중국의 원전 발전량은 6만1000GWh로 전년 동기대비 11.1% 증가했다.

‘원전 굴기’의 위대한 포부와는 달리 중국 내 총 발전량 중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화력발전 비중은 75%로 수력(16%)과 원전(4%)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중국 당국은 오는 2030년까지 원전 100기 이상을 가동해 비화석 연료 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994년 처음으로 원전을 가동한 중국은 현재 총 38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

◆ 원전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명실상부 ‘원전 굴기’

2010년까지만 해도 중국 원전은 프랑스, 러시아 등 외국 기술력에 의존해 운영하는 수준이었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체기술 확보에 매진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원전 산업을 국가 핵심사업으로 지정하고 중국광핵그룹(CGN) 등 국영 원전 업체에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자국의 원전 업체들은 2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통해 원전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2012년에는 개량형 경수로 ACP1000 원전을 완성했고 2015년에는 3세대 원자로 '화룽(華龍) 1호'를 100% 자체기술로 건설했다.

원자로 설계부터 건설, 안전관리 등 모든 영역에서 자체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일명 ‘저우추취(走出去, 해외진출)’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동, 아프리카 등 대규모 전력 공급이 필요한 신흥국가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전략을 모색해 성공적인 수주를 거두고 있다.

중국의 원전 수출을 주도하는 국영 원전기업은 정부의 막대한 자본력을 등에 업고 건설자금을 차관으로 공여하는 수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금전적 지원에 힘입어 파키스탄, 케냐, 영국, 루마니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체코 등 7개국에서 원자력 부문 해외진출 성과를 달성했다.

2013년 파키스탄 차스마 원전 1·2호기의 건설을 시작으로 지난해 9월에는 5번째 원전을 준공해 파키스탄 원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그 외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등 20여개 국가와도 원전기술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원전 수주 과정에서 국제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도 돋보인다. 지난 2월 중국 국무원 산하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SASAC)는 중국 최대 원전 운영사인 중국핵공업집단(CNNC)과 원전 건설 업체 중국핵공업건설집단(CNECC)의 합병을 승인했다. 중국 정부는 양사 합병이 자체 기술력 향상과 더불어 세계 원전 수주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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