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 보이는 인도의 빈부격차 … 4년 전 한반도 사진과 닮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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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수 기자
입력 2018-05-2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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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한반도의 야간 위성 사진을 공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전면 개방한 한국은 불빛으로 가득했지만, 완전히 폐쇄된 북한은 암흑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4년이 지난 지금, 야간 위성사진이 경제적 빈부격차를 분석하는 척도로 활용되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미국 항공 우주국 위성이 2014년 1월 촬영한 한반도 사진. 불빛이 환한 한국에 비해 북한은 어둠에 싸여 있다. [사진=NASA 제공]


최근 경제학자들이 야간 위성사진을 이용해 인도의 지역별 격차를 분석해 화제다. 27일 BBC에 따르면, 인도의 IDFC연구소 선임연구원 프라빈 차크라바르티와 비벡 데헤즈라는 미 공군 기상 위성에서 찍은 인도의 야간 사진을 지역별·시간별로 분석해 지역별 경제 수준을 비교했다.

차크라바르티와 데헤즈라 연구원은 총 640개 구 중 야간 조명이 찍힌 387개 구를 조사했다. 이 지역은 인도 인구의 85%, 국내총생산(GDP) 80%를 차지한다. 반면, 그 외 지역은 경제활동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야간 조명이 없어 어둡게 보인다.

밝은 지역 사이에서도 차이는 나타났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380개 구의 평균 밝기 수준은 뭄바이나 방갈로르와 같은 대도시의 5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하위 90% 구역의 밝기는 상위 10% 구역 밝기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미국 항공우주국 위성이 촬영한 인도 사진. 대부분의 지역이 어둡게 나타난다. [사진=NASA 제공]


지역별 빈부격차는 인도 정부가 경제 개혁을 시행한 직후인 1992년부터 커진 것으로 보인다. 차크라바르티와 데헤즈라의 연구에 따르면, 1991년까지만 하더라도 인도의 주(州)별 수입 격차는 줄어들었다가, 다음해부터 벌어지기 시작했다. 가장 부유한 3개 주에 사는 사람이 가장 가난한 3개 주에 사는 사람보다 평균 3배 더 수입이 높다는 말을 뜻하는 '3-3-3' 현상이 2014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도의 빈부격차가 심각해진 원인은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지만, 일각에서는 지역정부의 미숙한 행정과 노동자를 위한 직업 훈련 부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데헤즈라 연구원은 “문제는 빈익빈 부익부가 아니라, 부자들이 벌어들이는 속도에 비해 저소득층이 돈을 버는 속도가 뒤처진다는 것에 있다”고 분석했다.

야간 위성 사진이 주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4년 공개된 한반도 사진은 대낮처럼 환한 남한에 비해 칠흑과 같이 어두운 북한의 모습이 비교되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나사 지구관측소는 이 사진이 전기 소비량을 통해 한반도의 도시별 경제적 차이를 확연히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한국의 전력소비량은 시간당 1만162kW인 반면 북한은 739kW에 불과해, 한국의 13분의 1 수준이었다. 이후, 야간 위성 사진은 경제적 척도뿐만 아니라 전염병의 변동 기록이나 탄소 배출 지도 등에 쓰이며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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