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문가, “중국의 ‘북한 카드’, 미·중 무역협상에 결정적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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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현 기자
입력 2018-05-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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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차례 협상 끝에 '공동성명'…중국, “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할 것”

  • 미국, 北과 비핵화 합의 위해 중국 자극 최소화한 듯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이 사실상 봉합됐다. 지난 17~18일(현지시각)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미·중 2차 무역협상이 타결되면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승부수로 던진 ‘북한 카드’가 이번 협상 타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류허(刘鹤) 국무원 부총리는 19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양국의 갈등이 첨예화할수록 세계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올초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1차 무역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데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성명은 “양측은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며 “금융업과 서비스업 부분에서의 교역을 확대하고, 지식재산권 보호에 대한 협력도 계속해서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견돼온 미·중 무역전쟁의 발발 우려는 당분간 잠잠해질 전망이다. 2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류 부총리는 "우리는 경제·무역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며 ”무역갈등과 관련된 추가관세 부과 계획도 즉각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무역협상이 이처럼 서둘러 타결된데는 외부적 요인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로 북한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다. 

왕쥔(王軍) 중웬(中原)은행 수석 경제학자는 양국의 협상이 불과 보름 만에 서둘러 타결됐다며 중국이 손에 꼭 쥐고있는 ‘북한 카드’가 이번 협상의 판도를 흔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과 통제권은 무시 못 할 수준”이라며 “이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미국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올 3월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고, 그로부터 불과 40여일 만인 지난 7일 다시 다롄(大連)을 찾아 시 주석을 만났다.

중국 실정에 밝은 천광옌(陳光炎) 싱가포르 난양이공대(NTU) 경제학 교수도 20일 싱가포르 연합조보(聯合早報)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번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던 건 바로 북한이라는 카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미국은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건 자신이 원하는 비핵화 협상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해 조심스러운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따라서 현재로선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서둘러 마무리 짓고 북·미 정상회담 전까지 중국에 북한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기대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다만 양국이 공동성명 채택으로 일단 급한 불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는 형식적인 공감대 형성일 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왕쥔 경제학자는 “이번 미·중 양국의 무역갈등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양국의 갈등은 갈등-보복-협상의 패턴으로 고착화돼 다양한 분야에서 충돌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북한은 16일 한국과 미국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당일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한 데 이어 내달 12일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의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등 강경한 태도로 돌변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롄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태도가 변화했다며 "중국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에게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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