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캐스팅보트' 쥔 국민연금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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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신 기자
입력 2018-05-1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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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기자본 vs 미래가치' 선택… “국부펀드 본질 되새겨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라스 루이스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 권고를 표명함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의 성사여부를 둘러싸고 국민연금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된다.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주주 확정 기준일 기준 현대모비스의 주주는 기아자동차 16.9%, 정몽구 회장 7.0%, 현대제철 5.7%, 현대글로비스 0.7%, 국민연금 9.8%, 외국인 48.6%, 기관·개인 8.7%, 자사주 2.7%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자사주를 제외한 현대차그룹 측의 우호지분은 30.2%다. 분할합병에 외국인 주주가 주주총회에 대거 참석할 경우 안건이 부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 사실상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이 상당할 뿐 아니라 국민연금의 의견이 다른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의사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기 투자이익을 취하는 투기자본의 논리를 따를 것인지, 기업의 장기적 발전을 도모하는 ‘가치투자’의 시각을 가질 것인지 사이에서 국민연금의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반대세력의 주축인 엘리엇 등 행동주의 펀드의 투자가 장기적 투자라기보다는 개편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익을 노리는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엘리엇이 보유한 1%의 현대모비스 지분은 올해 초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이 현대모비스를 자동차 분야 핵심기업으로 육성하고 그룹 미래 발전을 위한 시너지를 내기위한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 정부 역시 현대차그룹의 개편안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업계에선 장기적인 미래기업 성장을 위한 관점에서 보면 국민연금이 찬성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하지만 과거 삼성 사태로 파장을 겪은 국민연금이 이번엔 헤지펀드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국부펀드로서 국내 기간산업과 제조업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책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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