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에 닥친 현대모비스·글로비스 합병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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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8-05-16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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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가 분할합병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전문가들은 2주 앞으로 다가온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강화된 주주친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대모비스 주가는 전일 대비 0.63% 내린 23만8500원을 기록했다. 주가는 5월 들어 3.9% 빠졌다.

주가 흐름만 보면 투자자들은 분할합병안 부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주가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전일 종가인 24만5000원 아래로 하락했다.

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인 23만3249원에도 근접했다.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매수청구권을 통해 회사에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을 팔 수 있다.

주가가 행사가를 밑돌면 반대표를 행사할 투자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면 행사가가 높을 경우 시장에서 차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합병에 찬성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 분할합병 열쇠는 현대모비스 주주가 쥐고 있다. 현대차그룹 측에서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30.17%로 나머지 주주들의 찬성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의결권을 가진 주주가 3분의 1 이상 참석하고 참석 지분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기존보다 강화된 주주환원정책이 나오지 않는 한 주주총회에서 가결을 낙관할 수 없는 이유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의 반응은 현대차그룹에서 분할합병의 당위성이나 주주환원정책을 충분히 주주들에게 설득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달 초 분기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더 많은 요구를 하고 있다. 분기배당이 최종적인 배당액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액도 5900억원가량에 불과해 현대모비스 시가총액의 3%를 넘지 않는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요구한 특별배당은 언급되지도 않았다.

이들을 설득하기 위한 시간이 많이 남은 것은 아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의 보고서가 곧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는 분할합병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ISS의 보고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의결권을 행사할 때 중요하게 참고하는 자료다. 현재 현대모비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47%에 달한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9.82% 지분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기아차(16.88%)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주주들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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