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통합감독 파장 예상도] ④자기자본 10조원 육박 교보생명, 그룹 전체 좌지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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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05-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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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본적정성 비율 286%로 높지만 IFRS17 적용 시 축소 전망

  • 그룹 내 교보생명 수익 비중 절대적

  • 건전성 악화돼도 계열사서 대규모 지원 어려워

[사진=금융감독원, 각 금융사]


교보그룹에서 교보생명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다. 교보생명은 금융‧비금융계열사의 지분 100%를 보유한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다. 다른 금융‧비금융계열사 수익을 모두 합하더라도 교보생명을 따라오기 어렵다. 교보그룹 전체가 교보생명 하나에 의지하는 형국이다. 
 
문제는 가장 중요한 교보생명이 향후 IFRS17(국제회계기준) 등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면 자기자본(규제상 인정자본)이 대거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위기가 닥치면 비금융 계열사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사실상 독자생존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주경제가 금융감독 당국이 공개한 평가 기준에 따라 각 금융그룹의 통합 자본적정성을 추산한 결과 교보그룹의 자본적정성 비율은 286.69%를 기록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 중 미래에셋그룹(298.78%), 삼성금융그룹(293.06%)과 함께 최상위 수준이다. 
 
자본적정성 비율은 금융그룹 계열사 간 자본의 중복 이용을 제외한 순수 손실흡수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산정된다. 중복계상자본을 차감한 계열사 전체 적격자본이 최소 필요 자본 대비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최소 100%를 넘겨야 한다. 교보그룹은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다.
 
이처럼 교보그룹이 삼성 등 거대 금융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것은 교보생명의 영향이 크다. 교보생명의 자기자본은 10조원에 육박하고, 이는 교보그룹 전체 자기자본과 유사한 수준이다. 교보증권 등 계열사의 자기자본 지원 능력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그룹 전체를 책임지고 있는 교보생명의 자기자본이 몇 년 안에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교보그룹 자체가 타격을 입게 될 수 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에서 자기자본은 해당 금융관련법령에서 정한 자본적정성 기준에 따라 산출된 수치를 의미한다. 보험사의 경우 지급여력(RBC)제도에 의해 산출된 지급여력금액이 자기자본에, 지급여력기준금액이 최소필요자본에 해당한다. 때문에 건전성 규제와 연관이 깊다. 
 
문제는 IFRS17 등 건전성 규제 강화 영향으로 보험사의 건전성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 보험사는 부채 평가 기준이 시가평가로 변경되면서 대규모 준비금을 적립해야하는 상황이다. 자기자본이 대거 차감될 수밖에 없다. 특히 교보생명 등 과거 고금리 저축성 상품을 대규모로 판매한 보험사는 IFRS17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FRS17 등 건전성 규제 강화는 모든 보험사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결국 삼성·한화생명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삼성금융그룹이나 한화금융그룹도 전체적인 자기자본 축소 현상을 피하기 어렵다. 다만 삼성생명 등은 건전성이 악화되더라도 금융·비금융계열사를 통해 대규모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사실상 혼자서 그룹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라 계열사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자기자본이 최대한 줄어들지 않도록 스스로 건전성 위기 현상을 극복하는 것 외에 도리가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교보그룹은 교보생명 비중이 너무 높아 통합감독을 받아야 하는지도 애매한 면이 있다"며 "그룹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교보생명이 건전성 규제에 고민하는 상황에서 통합감독 대상으로 선정돼 부담이 늘어난 격"이라고 말했다. 

 

[사진=교보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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