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산책]삼성증권 사태와 공매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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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원 기자
입력 2018-04-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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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하늘에 날벼락'이란 말이 딱 맞을 것 같네요. 지난 6일 한 주를 마무리하는 금요일에 주식시장은 패닉에 빠졌습니다.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에서 불거진 이슈 때문이 아닙니다.

바로 삼성증권에서 직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우리사주 배당금으로 주당 1000원을 지급한다는 게 자사주 1000주를 지급하는 황당한 실수를 했습니다. 일부 직원은 잘못 배당된 주식 중 500만주 가량을 팔아치워 주가급락 사태를 초래했습니다.

증권사 직원으로서 도덕적 해이를 드러냈다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같은 날 늦은 오후 삼성증권은 일부 직원이 주식을 매도한 겟에 대해 시장에서 매수하거나 일부 대차하는 방식으로 매도물량만큼 전량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회사 홈페이지에 대고객 공지문과 사과문을 올려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그래도 사태는 일파만파 퍼졌습니다. 단지 삼성증권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매도 폐지 요구로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이번 사태가 무차입 공매도를 떠오르게 했던 것입니다.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문을 내는 무차입 공매도는 우리나라에서 금지돼 있습니다. 주식을 빌려서 팔고 나중에 되사서 갚는 공매도만 가능합니다. 이번 삼성증권 사태를 계기로 공매도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졌습니다.

삼성증권과 공매도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제기됐습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모든 증권사의 계좌관리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증권에 대해선 특별점검을 실시합니다. 

증권사에서 터진 대형 전산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한맥투자증권은 선물 옵션 만기일이던 2013년 12월, 코스피200 12월물 콜옵션 및 풋옵션에서 시장 가격보다 현저히 낮거나 높은 가격에 매물을 쏟아냈습니다.

이자율 입력 오류가 사고의 원인이었습니다. 주문 실수로 한맥투자증권은 462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고, 끝내 회사는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5년도 채 지난지 않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형 증권사에서 비슷한 형태의 사건이 불거졌습니다.

특정 직원의 실수로 몰면서 '꼬리 자르기'를 해선 안 됩니다. 이번 기회에 잘못된 제도는 뜯어고쳐야 합니다. 증권사 전산시스템에 불안정하거나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전면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투자자 보호대책을 다시 한번 면밀히 점검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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