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의 등장… 현대차그룹 투자자엔 ‘악재 아닌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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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8-04-0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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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물산 합병을 흔들었던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출자구조 개편과 관련해 추가 조치를 주문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헤지펀드의 국내 기업 흔들기가 다시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결론을 따져보면 호재다. 증권업계는 주가상승이 기대된단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엘리엇 어드바이저스 홍콩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엘리엇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3개사의 보통주를 10억 달러(1조56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각 계열사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및 재무상태의 최적화, 자본수익률 향상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엘리엇의 갑작스런 등장에 재계와 금융투자업계는 적지않게 당황한 눈치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옛 제일모직 합병에 훼방을 놓은 전력이 있어서다. 하지만 이번은 조금 다르다. 현대차그룹이 추진중인 지배구조 개편에 딴죽을 걸진 않을 것으로 보여져서다. 엘리엇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첫 발자국을 떼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또 “현대차그룹 경영진 및 주주들과 직접 만나 개선안 등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주식을 가진 투자자라면 주가상승이 첫 번째 희망사항이다. 엘리엇도 다르지 않아보인다. “각 회사와 주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추가적인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곧 주가 상승을 목적으로 하는 주주행동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 주가는 국내 및 해외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급격히 줄면서 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엘리엇이 직접 나선데 대해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주가가 동반 강세를 나타낸 것이 이를 방증한다.

여기에 엘리엇이 주주제안에 나선 뒤 주가가 상승한 과거를 돌이켜 보면 향후 주가도 오름세가 점쳐진다. 엘리엇은 지난 2016년 10월 삼성전자를 지주 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지주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을 전달한 바 있다. 제안에는 30조원의 특별현금배당과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나스닥 상장도 포함돼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대해 엘리엇이 주주제안에 나선 2016년 10월 6일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두 달 동안 4.8%, 일년 동안 51.6% 상승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된 것이 이유”라고 말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합병에 반대하지 않고 각 계열사별 주주친화정책을 구체화하라는 요구를 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에 반대하고 나섰을 때의 실익보다 계열사의 주주친화정책이 이뤄졌을 때의 실익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엘리엇의 요구에 의해 현대차그룹 차원의 추가적인 주주친화정책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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