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채용비리 32건 발각…서류전형부터 '최종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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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8-04-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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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합격자는 서류전형부터 정해져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2일 하나은행의 2013년도 채용 업무의 적정성에 대한 현장 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 32건의 채용비리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16건), 최종면접에서 순위 조작을 통해 남성 특혜 합격(2건), 특정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최종면접 단계에서의 순위 조작(14건) 등이다.

무엇보다 채용청탁에 따른 특혜 채용은 서류전형부터 추천내용 항목에 '최종합격'으로 표기돼 있는 경우가 있었다. 추천란에 '김○○'로 기재된 직원은 2013년 당시 하나금융지주의 인사전략팀장으로 재직했었다. 해당 지원자는 서류전형 및 실무면접 점수가 합격기준에 크게 미달했고, 합숙면접에서 태도불량 등으로 0점 처리 되었음에도 최종 합격됐다.

또 추천자가 '짱'으로 표시된 지원자 6명 중 4명이 합격했는데, 이중 3명은 서류전형(2명) 또는 면접단계(1명)에서 합격기준에 미달했음에도 최종 합격했다. 검사 결과 '짱'은 2013년 당시 하나은행장을 지칭하며, 아들 친구 2명 및 △△금융지주 임원의 부탁으로 △△은행 직원 자녀 2명을 추천했음을 인정했다.

추천내용에 '함□□대표님'(◇◇시장비서실장 ▽▽▽)으로 표기된 지원자는 합숙면접 점수가 합격기준에 미달했음에도 임원 면접에 올라 최종 합격했다. 검사 결과 함□□은 2013년 당시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대표(부행장)였으며 동 지원자는 ◇◇시의 시장 비서실장 ▽▽▽의 자녀로 확인됐다.

추천내용에 '반드시 되어야 한다는 의견'으로 표시된 지원자는 서류전형과 실무면접 점수가 합격기준에 미달하였음에도 임원면접에 올라 최종합격했다. 추천자는 당시 하나은행 부행장으로서 본인의 고교 동기 부탁으로 그 자녀를 추천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추천내용에 '최흥식 부사장 추천'으로 표기된 지원자 역시 서류전형 점수(418점)가 합격기준(419점)에 미달했으나 서류전형을 통과해 최종 합격했다.

명문대 특혜도 있었다. 실무 면접에서 탈락한
◆◆대학교 졸업자(남자) 9명을 합격 처리하고 동수의 ◆◆대 졸업자(남자) 9명은 합격권 임에도 일괄 탈락시켰다. 합숙 및 임원 면접단계에서도 명문대 지원자를 중심으로 원점수 기준으로는 불합격권인 12명을 합격 처리했다.

금감원은 "채용비리 정황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소지에 대하여 확보된 증거자료 등을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로 제공하고 향후 엄정한 수사를 위하여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며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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