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류승룡·장동건 '7년의 밤', 서스펜스에 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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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3-2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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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평범한 가장 현수(류승룡 분). 아파트 대출금에 전전긍긍하고 사랑하는 아내(문정희 분)와 아들(탕준상 분)을 위해서라면 못할 일이 없는 그는 가장 보통의 아버지다. 댐 관리팀장으로 부임을 앞둔 그는 늦은 밤, 가족이 지낼 사택을 찾아 세령 마을을 방문한다. 안개가 짙게 깔린 세령마을 입구에서 길을 잃은 그는 갑작스레 뛰어나온 여자아이(이레 분)를 치고 만다. 현수는 큰 충격에 빠지고 한순간 잘못된 선택으로 아이를 호수에 유기한다.

아이의 실종으로 마을은 발칵 뒤집히고 대대적인 수색작업이 벌어진다. 마을의 대지주이자 아이의 아버지인 영제(장동건 분)는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딸의 모습에 분노와 광기에 사로잡힌다. 딸의 죽음이 사고가 아닌 사건이라 판단한 그는 범인을 잡기 위해 증거를 모으기 시작하고 점차 포위망을 좁혀간다.

영화 ‘7년의 밤’은 ‘마파도’, ‘사랑을 놓치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으로 대중에게 사랑받는 추창민 감독의 신작이다. 2011년 출간해 누적 판매 부수 50만 부를 돌파한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앞서 유려하고 섬세한 스토리텔링 및 따듯한 감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연출했던 추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심원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파헤친다. 선인(善人)과 악인(惡人)이 한순간의 선택으로 전복되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는 아이러니는 기존 스릴러 작품과는 다른 ‘7년의 밤’만의 서스펜스와 긴장감을 선물한다. 또한, 과거에 자신에게 고통을 줬던 아버지와 현재 고통을 받는 현수, 앞으로 고통을 워야 할 아들 서원까지. 거부할 수 없는 피의 대물림에 발버둥 치는 인물들을 지켜보고 그 종말까지 담담히 지켜보는 형식을 취한다.

극 중 인물들이 감정의 양극단에 서 있고 또한 잔혹하고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된 것과는 달리 영화는 시종 담담한 시선으로 인물들과 상황을 지켜본다. 선인과 악인의 대결, 가해자와 피해자의 대결이 아닌 인물들 간에 벌어지는 심리들로 관객들은 감정 이입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인물들을 바라보고 영화에 잠기게 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추창민 감독이 완성한 세령마을 그 자체. 원작소설의 팬과 새로운 관객 모두 만족시킬 만한 압도적 비주얼을 완성해냈다. 제작진은 짙은 안개 속 숲과 수몰된 마을, 거대한 스케일의 댐을 찾기 위해 10개월간 전국 각지를 누비며 섭외과정을 거쳤다고. 그야말로 제작진의 노력의 산물인 ‘세령마을’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자 은유로서 표현돼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원작의 큰 줄기는 살리되 자신만의 해석과 숨결을 불어넣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원작과는 또 다른 결로 영화만의 재미를 안겨준다. 가장 큰 변화는 오영제 캐릭터로 소설보다 영화적인 인물로 재탄생했다. 복합적인 감정과 인간적인 면모들이 두드려져 눈길을 끈다.

배우들의 연기도 흥미롭다. 류승룡은 가장 보통의 아버지에서 광기에 빠지는 인물을 섬세하고 진득하게 표현해냈다. 오랜만에 만나는 류승룡의 묵직한 연기를 만나볼 수 있었다. 또한 장동건은 류승룡과는 또 다른 결의 광기를 표현, 예리하고 섬세하게 인물을 완성시켰다. 오늘(28일) 개봉이며 상영시간은 123분, 관람등급은 15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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