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터뷰 ②] "가상화폐보다 블록체인 기술의 혁신에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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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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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화폐, 익명성 보장·중앙기관 의존도 탈피 열망에서 탄생"

  • "블록체인 기반의 대안이 가져올 파괴력 경계해야"

  • "연준 목표는 안정적 경제성장...파월 임명 자체는 영향없어"

  • "트럼프노믹스가 시장 기대 높여...간접적으로 강세장 영향"

가디어 쿠퍼(Ghadir Cooper) 베어링자산운용 글로벌 주식부문 대표 [제공=베어링자산운용]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지 10년 만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전 세계 중앙은행이 출구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우려가 적지 않다. 본지가 최근 가디어 쿠퍼 베어링자산운용 글로벌 주식부문 대표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가상화폐와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의 전반적인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가상화폐가 시장 투자 흐름에 악영향을 준다고 평가하나.
비트코인 암호화폐는 익명성을 보장하면서 중앙집중기관에 의존하지 않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열망에서 창안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확산된 시각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이 주목받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신탁이나 위탁’ 기능을 하는 중간 매개기관 없이 구축된 시스템이 가져올 엄청난 영향이다. 

블록체인과 관련된 암호화폐(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는 자산의 소유권을 개인/기업에 귀속시키고 이를 통해 자산의 거래 내역을 추적할 수 있는 라벨로서 더 유용하다. 이 아이디어는 보험계약, 다이아몬드 거래, 디지털 이미지 로열티와 같은 다양한 부문에 적용되고 있다. 거래의 복잡성 및 마찰을 이용해 돈을 버는 비즈니스라면 블록체인 기반의 대안이 가져올 파괴력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블록체인은 시장에서 오랫동안 확립된 관행들이 파괴적 기술로 인해 어떻게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다양한 예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로봇 등 다른 파급력 있는 사례들도 마찬가지다. 기술이 급격한 생산성 향상이라는 약속을 지키는 변곡점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수장이 바뀌었다. 제롬 파월 체제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연준 정책은 안정적인 물가 환경에서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파월 의장의 임명 자체가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다. 바텀업 분석과 장기적인 리서치 전망을 활용하는 주식투자자로서 베어링운용은 내부적으로 추정된 자기자본비용(Cost of Equity)을 통해 기업의 매크로 여건을 반영한다. 자기자본비용은 주식투자자가 자본을 투입한 대가로 요구하는 최소한의 수익률을 말한다.

이러한 자기자본비용은 시장별로 다르며, 경제, 통화 및 시장 여건에 의해 좌우된다. 주식 투자자들이 특정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그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수익률인 셈이다. 금리전망의 변화와 같은 매크로 여건의 변화는 당사 애널리스트들과 펀드 매니저들에 의해 펀더멘털 분석에 유연하게 반영된다. 이는 당사의 기업 실적 추정치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적절한 자기자본비용의 적용을 통해 기업의 가치평가에도 영향을 준다.

- 트럼프노믹스가 올초까지 이어진 황소장에 영향을 줬다고 보나.
미국 경제는 2016년 대선 이전부터 이미 개선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프라 투자, 세제개편,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의 창출에서 소외되었던 이들의 소득 제고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지금까지 실제로 이행된 경제정책과 실질적으로 이뤄진 성과는 다소 미미한 편이다. 본국 송환세, 법인세와 개인소득세의 간소화 및 인하를 통해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나 그 승수효과, 예를 들어 이번 감세가 국내총생산(GDP)에 주는 효과는 불분명하다.

다만, 세제개편의 영향으로 실적 추정치가 상향되었고, 이로 인해 수치상으로 시장이 PER 기준에서 더 저렴해진 것이 사실이다. 사실적 근거만 본다면 트럼프노믹스(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가 미국 증시의 상승을 견인하지는 않았지만 친(親)기업 환경을 조성하면서 그로 인해 대선 이후 기업과 소비자 부문 모두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 결과 심리가 개선되면서 주가 상승을 위한 긍정적 배경이 마련되는 일종의 후광효과 또는 선순환이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간접적으로나마 강세장을 견인하는 데 이바지했다고도 볼 수 있다.

※  가디어 쿠퍼(Ghadir Cooper)
△ 2016~현재 베어링자산운용 주식투자 글로벌 대표(근무지 런던)
△ EMEA 및 글로벌 프런티어스 주식팀 대표
△ 베어링 동유럽 펀드 및 베어링 MENA 펀드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 BZW 자산운용 투자 애널리스트(중동, 북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담당)
△ 더럼대학교(Durham University) 이론물리학 박사

※ 베어링 자산운용 글로벌
베어링자산운용은 3000억 달러 이상(2017년 12월 31일 기준) 운용수탁고를 보유한 글로벌 자산운용사이다. 매스뮤추얼 파이낸셜 그룹의 자회사인 베어링자산운용은 전 세계 16개국에서 1800명 이상 임직원으로 이루어진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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