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기업, 삼성에 묻다] ② '착한 기술'로 따뜻한 세상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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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입력 2018-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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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시력 장애인에 빛 선물 '릴루미노'…시각보조 애플리케이션 무료로 배포

  • 교육ㆍ안전ㆍ빈곤 다양한 사회문제…보유기술ㆍ역량 활용해 '삶의 질' 개선

기업을 보는 국민들의 눈높이가 달라졌다. 과거 먹고살기가 어려울 때는 외화를 잘 벌어들여 국부를 키우거나 일자리만 늘려도 으뜸으로 쳤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에는 ‘불매운동’ 등으로 직접 나서 응징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의식이 높아졌다. 공정성과 투명성, 책임성을 다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뜻이다. 이에 삼성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스스로와 주변을 돌아보고 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을 짚어보고 국내 기업들이 나아갈 방향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80주년 맞는 이재용의 뉴 삼성, 기업의 길을 제시하다'
② '착한 기술'로 따뜻한 세상 만든다
③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반면교사,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으로"
 

평창패럴림픽에 참가한 한 선수가 강릉 올림픽 파크 내에 위치한 '삼성 패럴림픽 쇼케이스'에서 릴루미노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높은 기술과 혁신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공유가치를 창출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발표한 '2017 지속가능보고서'의 요지다.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은 삼성이 변화와 혁신의 방향을 기업과 공동체가 모두 만족할 수 '공유가치'에 맞추고 있다는 방증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착한 기술 ‘릴루미노(Relumino)’가 대표적인 예다. 저시력 장애인들에게 빛을 선물하는 시각 보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삼성전자가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위해 2012년 도입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Creative Lab)’에서 탄생했다.

기존 시각보조기구들은 1000만원이 훌쩍 넘는 데다 휴대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기어VR(가상현실)을 착용하고 갤럭시S7 이후 스마트폰에서 릴루미노를 실행하면 사물이 왜곡되고 뿌옇게 보이는 현상이 거의 없어진다. 윤곽선 강조 및 색 밝기·대비 조정, 화면색상 필터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1∼6급 시각장애인에게 릴루미노를 무료로 배포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삼성 패럴림픽 쇼케이스’에서도 릴루미노 체험 공간을 마련해 '불가능을 가능케 하라(Do What You Can’t)'는 정신을 전파했다. 앤드루 파슨스 국제 패럴림픽 위원회 위원장은 “삼성전자의 혁신적인 기술이 이번 패럴림픽을 넘어 모든 장애인들에게 향상된 접근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사회공헌 △연구·개발(R&D) △창업생태계 조성이라는 지속할 수 있는 공유 가치의 삼박자를 실현했다는 평가다.

기술의 발전을 통해 사람에게 더욱 이롭게 하는 것을 넘어 연구진의 개발 능력도 북돋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원칙적으로 C랩 과제를 1년 후 종료시키지만 릴루미노는 이례적으로 후속 과제 기간을 1년 더 주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VR에서 한 단계 더 발전된 안경 형태의 제품을 개발해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선 소방서에 무상 지급한 열화상 카메라 1000대, 케냐 북서부에 위치한 카쿠마 난민캠프에 지원한 저탄소 친환경 쿡스토브 1만대 등을 통해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사회적 책임(CSR)도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11월 이인용 전 삼성전자 사장을 삼성사회봉사단장에 임명하면서 사회공헌 활동의 근본적인 변화도 예고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기술 역량을 교육과 안전, 빈곤 등 다양한 사회적 난제와 접목해 삶의 질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사장은 “사회공헌 활동은 이제 기업들이 부수적으로 하는 선택이 아니라 경영에 필수적인 부분이 됐다”며 “앞으로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뜻을 담아 어떻게 더 사회에 공헌할지 깊이 고민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가 강조한 기업시민이란 한 사회의 구성원인 시민처럼 기업도 사회에 봉사하고 기여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이에 오는 22일 창립 80주년을 맞아 삼성의 사회공헌 방향성을 재정립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다른 변화는 투명성 강화이다. 지난해 2월부터 10억원 이상의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은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그 내용은 외부에 공시토록 했다. 주주가치 제고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 50대1 액면분할도 결정했다. 아울러 연초 협력사 납품 단가를 인상한 데 이어 임직원의 주 52시간 근로시간 체제를 전격 도입하며 상생 경영의 실현에 속도를 내는 등 기존의 틀을 깬 변화와 혁신의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이 부회장이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우리나라를 위해 조금이라도 더 헌신하고 제가 받은 혜택을 나누는 참된 기업인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한 것처럼, 그가 강조했던 실용주의와 선택과 집중 등 경영철학을 사회공헌 등에도 접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기업시민으로서의 공유가치 창출이라는 임무를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됐지만, 상고심 이전에는 외부 활동을 활발히 나서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다”며 “그룹 차원에서는 사회공헌, 주주 친화 정책 강화 등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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