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선 돌입...反난민 정서에 극우·포퓰리즘 부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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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03-04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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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 이탈리아 전역에서 상원 315석·파우너 630석 선출

  • 반난민 정서에 따른 포퓰리즘 정당 우세..."우파연합 지지율 37%"

  • '독일식 대연정' 가능성 관측 높아...당분간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한 투표소에서 관계자들이 총선을 앞두고 무기명 투표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AP]


향후 5년간 임기를 이어갈 상원과 하원 의원을 선출하는 이탈리아 총선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난민 대량 유입으로 인한 반(反)난민 정서에 힘입어 극우정당과 포퓰리즘 세력이 다수당을 차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4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이탈리아 전역에서 공화정 수립 이후 65번째 정부 구성을 위한 총선이 일제히 치러진다. 선출 인원은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315석, 630석 이다. 선거는 무기명 투표로 이뤄진다. 

당초 이번 선거에 대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를 구심점으로 하는 우파연합, 반체제 포퓰리즘 성향의 제1야당 오성운동, 중도좌파 성향의 집권 민주당의 3파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최근 수년간 대규모 난민 유입으로 고조되고 있는 반(反)난민 정서에 편승해 '이탈리아 우선주의'를 외치는 극우·포퓰리즘 세력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실제 득표수로 이어질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난민 정책과 세금 감면, 최저 연금 인상 등 재정 지출 확대를 공약한 우파연합은 최근 37% 수준의 지지율을 얻으면서 최다 의석 점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우파연합은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와 반난민·반유럽연합(EU) 성향의 극우당 동맹, 중도성향의 신생정당 우리는이탈리아와 함께(NCI) 등의 연합체다.

역대 3차례나 이탈리아 총리를 역임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013년 탈세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은 탓에 내년까지 공직 진출이 금지된 상태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앞두고 다른 성향의 우파 정당을 하나로 묶고 중심축 역할을 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론조사에서 28%의 지지율을 기록한 오성운동은 우파연합의 대항마로 꼽힌다. '정직'과 직접 민주주의를 기치로 발족한 오성운동은 창당 4년만인 2013년 총선에서 제1야당으로 올라서는 돌풍을 일으킨 오성운동은 이번 총선을 통해 첫 집권을 노리고 있다. 특히 당을 출범시킨 코미디언 출신 과격파 베페 그릴로보다는 온건한 성향의 루이지 디 마이오 하원 부의장을 새로운 대표로 선출하는 전략을 폈다. 

디 마이오 대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잔류 찬반 국민투표 등 오성운동의 기존 방침 폐기, 다른 정당과의 연대 가능성 등 온건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총선에서 승리한 뒤 총리가 된다면 디 마이오 대표는 대학을 중퇴하고 특별한 사회 경험도 하지 않고 정계에 입문한 31세 최연소 총리가 된다. 반면 지난 5년간 국정을 이끌어온 집권 민주당은 마테오 렌지 전 총리의 리더십 부재와 중도좌파의 분열로 인해 최근 지지율이 폭락한 상태다. 

CNBC는 "EU 정책과 연금 제도 등 우파연합 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우파연합이 승리할 경우 경쟁자인 민주당 등과 손을 잡는 '독일식 대연정' 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지난 2013년 총선에서도 대연정 정부 출범까지 2개월이 걸린 만큼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당분간 이탈리아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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