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부부장 "빠른 시일내 평양서 뵈었으면…통일 새장 여는 주역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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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8-02-1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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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대통령에게 오찬서 언급…"북남정상 만나면 어제가 옛날처럼 관계 발전할 것"

  • 김영남 "40일 전만 해도 감동적 분위기 생각 못 해…올해 획기적 전환점 기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오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10일 "이른 시일 내에 평양에서 뵀으면 좋겠다"며 "문 대통령께서 통일의 새 장을 여는 주역이 되셔서 후세에 길이 남을 자취를 세우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특사는 이날 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많은 문제에 대해 의사를 교환하면 어제가 옛날인 것처럼 빠르게 북남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역사적 만남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건배사에서 "오늘 이 자리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남북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어깨가 무겁고, 뜻깊은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하여"라고 건배를 제의했다.

문 대통령은 또 "금강산과 개성만 가보고 평양은 못 가봤다. 금강산 이산상봉 때 어머니를 모시고 이모를 만나러 간 적이 있고, 개성공단도 가봤다"며 "10·4 정상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총괄책임을 지고 있었고, 백두산 관광도 합의문에 넣었는데 실현되지는 않았다. 오늘 대화로 평양과 백두산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우리를 따뜻하고 친절하게 환대해 줘 동포의 정을 느낀다"며 "불과 40여일 전만 해도 이렇게 격동적이고 감동적인 분위기가 되리라고 누구도 생각조차 못 했는데 개막식 때 북남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역시 한 핏줄이라는 기쁨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 상임위원장은 "올해가 북남관계 개선의 획기적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서훈 국정원장을 가리키면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 북을 자주 방문했던 분들인데 제가 이 두 분을 모신 것만 봐도 남북관계를 빠르고 활발하게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오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문 대통령,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2018.2.10 [사진=연합뉴스]


조 장관이 김 상임위원장이 1928년 2월 4일생이라고 소개하자 문 대통령은 뒤늦은 생일 축하 인사를 건네고 "제 어머니가 1927년생이신데 건강 관리 비법이 무엇인가"라며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라"라고 덕담했다.

김 상임위원장이 "조국이 통일되는 날까지 건재했으면 한다"고 하자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등산과 트래킹을 좋아한다는 점을 소개하고 "젊었을 때 개마고원에서 한두 달 지내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렇게 오신 것을 보면 말도 문화도 같기 때문에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김 제1부부장은 "이렇게 가까운 거리인데 오기가 힘드니 안타깝다"면서 "한 달 하고도 조금이 지났는데 과거 몇 년에 비해 북남관계가 빨리 진행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북남 수뇌부의 의지가 있다면 분단 세월이 아쉽고 아깝지만 (북남관계가) 빨리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오른쪽)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에게 이철수 선생의 판화작품을 설명해 주고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날 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공동입장한 장면은 단연 화두였다.

김 제1부부장은 "개회식이 다 마음에 든다"며 "특히 단일팀이 등장할 때가 좋았다"고 강조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역사를 더듬어 보면 문씨 집안에서 애국자를 많이 배출했는데 문익점이 붓대에 목화씨를 가지고 들어와 인민에게 큰 도움을 줬다"며 "문익환 목사도 같은 문씨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후식으로 호두과자가 나오자 문 대통령은 "천안지역 특산 명물인데 지방에서 올라오다 천안에서 사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식을 놓고 대화가 이어지는 와중에 임종석 비서실장은 "남북한 말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어도 알아들을 수 있는데 오징어와 낙지는 남북한이 정 반대더라"라고 했고 김 제1부부장은 "그것부터 통일을 해야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8년 5개월 만에 청와대를 찾은 북측 고위 인사들과의 오찬은 오후 1시 49분에 끝났다. 청와대 본관 앞에서부터 오찬까지 문 대통령이 함께한 시간은 총 2시간 5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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