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몰리던 '스팩' 줄퇴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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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입력 2018-02-1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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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상장에 밀려 매력 떨어져

  • 작년 26곳 중 14곳만 통과

주식시장에서 '스팩'이 줄줄이 쫓겨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망기업을 발굴·합병해 우회상장시키는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은 한때 저금리 대안으로 인기를 누렸지만, 증시 호황으로 직상장에 밀리는 바람에 설 자리를 찾기 어려워졌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얼마 전 '한화에이스스팩2호'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오는 14일까지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내야 퇴출을 면할 수 있다. 스팩은 설립 3년 안에 합병 상대를 찾아야 한다. 실패하면 1개월간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가 해산시킨다.

'유안타제2호스팩'은 12일부터 7거래일 동안 정리매매를 거쳐 23일 상장폐지한다. 이미 정리매매에 들어간 '골든브릿지제3호스팩'과 '키움스팩3호'는 오는 14일 퇴출 예정이다. '미래에셋제3호스팩'과 'NH스팩7호'는 전달 증시에서 사라졌다.

합병심사에서 미끄러지는 사례도 늘었다. 3년이 가깝도록 마땅한 상대를 못 찾아서다. 뒤늦게 부실기업이라도 내세워 합병을 추진하지만 심사를 통과하기는 어렵다.

거래소에 합병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한 스팩은 2017년 26곳으로, 이 가운데 절반 수준인 14곳만 통과됐다. 이에 비해 전년에는 통과율이 80%에 육박했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코스닥 활성화 대책도 스팩에는 악재다. 금융위원회는 계속사업이익이나 자본잠식 여부를 상장요건에서 없애기로 했다. 대신 시가총액이나 자기자본, 세전이익 가운데 한 가지만 충족해도 상장을 청구할 수 있게 관련규정을 바꾼다.

이뿐 아니라 주식시장이 2017년부터 호황을 맞으면서 직상장 수요를 더욱 키웠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스팩 합병도 가치 있는 옵션이지만, 상장 문턱이 낮아지면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가 상승기에 있다는 점도 직상장에 유리한 조건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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