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주에 이어 맥주까지…中 주류 가격 연이어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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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정혜인 기자
입력 2018-01-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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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오타이주 공급가 18% 인상 여파

  • 옌징맥주 등 10여년 만에 일제히 올려

  • 인건비·생산원가 상승으로 가격 조정

  • 프리미엄 찾는 고객 늘어난 것도 한몫

중국 칭다오맥주. [사진=바이두]


2018년 새해 벽두부터 중국 주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고급 전통 바이주(白酒·고량주) 업체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이하 마오타이)그룹부터 시작된 가격 인상 움직임이 맥주업계 전체로 확산되면서다.

지난해 말 마오타이는 올해 초부터 각 제품들의 공급가격을 평균 18% 인상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고, 업계는 올해 마오타이주 소매가격이 병당 2000위안(약 33만3000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오타이의 가격 인상에 이어 중국 맥주 업체들도 10여년 만에 가격 상향 조정안을 연이어 내놨다.

중국 왕이(網易)신문은 “꽤 오랫동안 유지됐던 맥주 값에 변동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중국 후난(湖南) 시장의 맥주 가격이 올랐다. 이는 올해 중국 전체 맥주 시장의 가격 릴레이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후난성은 중국 내 인지도가 높은 맥주 브랜드의 생산 공장이 위치해 업계는 후난시장을 전략적 요충지로 분류하고, 후난시장의 움직임을 전체 맥주시장의 척도로 보고 있다.

후난성에는 화룬쉐화(华润雪花), 바이웨이잉보(百威英博·AB InBev), 칭다오(青島)맥주, 칼스버그, 주장(珠江)맥주, 충칭(重慶)맥주 등의 생산 공장이 있다.

가장 먼저 가격을 올린 건 옌징(燕京)맥주다. 옌징맥주는 지난해 12월 1일 '60ml 7°P 옌징맥주'의 판매가 조정 정책을 발표하며 가격 인상 계획을 알렸다.

옌징맥주 측은 지난 해 12월 초부터 ‘60ml 7°P 옌징맥주’의 출고가 가격을 박스당 3위안, 소매가격은 병당 1위안 인상한다고 밝혔다. 베이징(北京)지역에서 판매되는 옌징 드래프트(Draft·清爽)가격도 지난해 12월에 인상됐다.

옌징의 가격 인상 발표 후 화룬쉐화, 칭다오맥주도 판매가 인상 조정안을 내놨다.

칭다오맥주는 전체가 아닌 일부 지역의 특정 제품에 한해서만 가격을 올리고, 가격 인상률은 5%를 넘지 않을 계획이다. 화룬쉐화는 지난 1일부터 쉐화춘셩(雪花纯生), 융촹톈야(勇闖天涯), 징쭌(晶尊) 등을 포함한 9종의 500ml 제품 가격을 2~10위안씩 올렸다.
 

중국 한 마트에서 화룬쉐화의 '쉐화춘셩' 맥주가 4.8위안에 팔리고 있다. [사진=바이두]


덩싱양(鄧星陽) 옌징맥주 후난판매회사 총경리는 “올해는 지역별로 적당한 범위 내 가격 조정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첫 번째로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곳은 헝양(衡陽), 창샤(长沙) 등 판매량 우세 지역”이라고 말했다.

덩 총경리는 “가격 인상률은 5~10% 정도로, 병당 0.5위안이 오르는 것이다"며 "큰 인상률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는 1차 가격 인상안에 불과하다”며 “올해 맥주 가격은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칭다오 후난지사 책임자는 “세부적인 가격 조정 통로를 받지는 못했지만 업계 분위기가 가격 인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분위기”라며 “인건비 등 생산원가 상승으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중국 맥주시장은 비수기로 판매량이 많지 않아 가격 인상 움직임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판매량이 급증하는 여름 성수기가 다가올수록 업계의 가격 조정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중국 맥주 가격인상은 생산원가 증가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업계의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맥주업계는 지난 2014년 20년 만에 처음으로 판매량 감소를 겪은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둔화세를 겪으면서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었다.

그러다 최근 중국 소비 수준 향상으로 프리미엄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판매량 회복세가 점쳐지자 업계는 이를 계기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우졘화(吳建華) 상하시(上海)시 양조전문업협회 사무국장은 “원자재 가격, 인건비, 물류비 증가는 모든 식품업계가 직면한 문제였다”며 “그동안 맥주업계가 시장의 어려움을 공급과잉으로만 일관한 것이 이번 가격 인상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칭다오맥주 관계자는 “생산원가 구성요소들이 모두 상승한 가운데 판매 가격만 오르지 않았다. 여기에 환경보호세까지 더해져 업계 전체가 자금 압박을 받아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생산공장의 인건비가 인당 500위안에서 5000위안으로 오르는 동안 맥주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업계가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 소비자 사이 프리미엄 맥주 열풍이 부는 것도 가격 인상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주류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일반 맥주를 선호하던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최근 프리미엄 맥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이번 가격 인상과 프리미엄 맥주 인기로 앞으로 중국 마트에서 3위안대 맥주를 찾아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중국 신랑(新浪)상하이에 따르면 지난 15일 중국의 한 까르푸(家乐福) 매장에서 칭다오맥주의 600ml 병맥주는 5.5위안, 350ml 캔맥주는 5위안에 판매되고 있다.

과거 중국 소비자들은 맥주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해 업체들은 싼 가격을 앞세워 소비자의 소비 심리를 자극했다. 그러나 경제력 향상 등으로 중국 소비자의 맥주 소비 기준이 제조과정, 맛 등 품질 측면으로 변화하면서 프리미엄 맥주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 라보뱅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최근 5년간 중국 프리미엄 맥주 판매량은 160%가 증가해 전체 맥주 판매량의 4%를 차지하고, 이익률은 18%에 달했다”며 향후 중국 프리미엄 맥주 시장의 전망을 낙관적으로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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