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시끄러운 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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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1-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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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만 '하나의 중국' 흔들기…中 무력시위로 경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그래픽=아주경제DB]


새해 벽두부터 양안(兩岸, 중국 본토와 대만)이 시끄럽다. 하늘에서 바다에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거세지며 양안간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까지 끼어들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드리면서다.  대만 독립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2015년 취임한 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으며 양안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대만 영공 위협하는 중국 민항기

새해 들어 양안 사이의 대만해협에 중국과 대만이 일종의 군사경계선으로 정해놓은 중간선 부근에서는 중국 민항기가 버젓이 오고 다닌다.  중국민항국이 지난 4일 중간선에 바짝 붙어 남북으로 지나가는 새 항공노선 M503 항로를 일방적으로 설정하면서다.

이에 대만 당국은 사전 협의 없이 중국 측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반발했다. 특히 중국이 민항기 운항을 빌미로 정치·군사적으로 부당한 압박을 가하려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중국이 신설 항로를 이용해 대만 방공체계를 압박하고, 군용기를 민항기로 위장해 운항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현재 대만은 중국의 일방적인 항로 신설과 관련해 중국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제소한 상태라고 대만연합보 등이 보도했다. 

반면 중국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순수한 민항항로로 이미 ICAO의 허가도 받았다는 것. 그러면서 오히려 대만을 향해 이를 구실로 양안 관계를 방해하거나 훼손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실제로 중국은 이미 지난 2007년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민진당 집권 시절부터 M503 항로를 개설해 ICAO의 허가를 얻었다. 하지만 2008년 친중 성향의 국민당이 집권하자 양안간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선 개통을 미뤄왔다. 하지만 차이 정부의 집권 후 대만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에서 M503항로를 개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中 대만 군사적 위협에 군비 증강하는 대만

새해 들어 중국의 대만을 향한 군사적 압박도 강화되고 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칭다오(靑島)항을 출항해 남중국해로 남하하는 항해를 시작한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 함대가 5일 밤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랴오닝함 함대는 이날 오후 9시께 대만해협 중간선 서쪽 항로를 남서로 항행하면서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를 빠져나갔다.

대만 당국은 랴오닝 함대가 대만섬 주변에서 훈련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며 경계태세를 대대적으로 강화한 상태다.

앞서 3일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육전단(해병대) 소속 여단이 광둥(廣東)성 서부 루이저우(雷州) 반도의 잔장(湛江) 군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홍콩 동방일보는 이는 대만 상륙을 가정한 대규모 실전훈련이었다며 대만에 대한 압박 차원에서 펼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군사압박 강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지자 대만 내에서는 자주국방의 목소리도 커졌다. 차이 총통은 지난 해 12월 30일 대만의 국책 방산연구소인 중산(中山)과학연구원 기자회견에서 매년 국방예산을 늘릴 것이라며 자주국방을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이 자리에서 대만해협 주변에서 중국의 군사적 확장과 빈번한 군사활동에 대비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실제로 대만군 통계에 따르면 중국군은 지난 한해 대만 주변에서 모두 16차례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하나의 중국’ 건드리는 미국

여기에 미국까지 나서서 '하나의 중국' 흔들기에 나서며 양안 문제에 간섭하고 나선 형국이다.

미국 하원은 지난 9일 두 가지 법안을 통과시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드렸다. 미국과 대만 공무원의 자유로운 상호방문을 허용하기로 하는 내용이 담긴 대만여행법과 세계보건기구(WHO)의 의사 결정 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에서 대만이 참관국 지위를 다시 획득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그것이다.

특히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단교한 미국 정부는'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의 공식적인 접촉을 금지해왔는데, 대만여행법은 이를 완전히 뒤집는 내용인 셈이다. 

중국 외교부는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자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이라며 “중국은 강력한 반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관영 환구시보도 10일 사설을 통해 “대만 여행법은 대만 붕괴법이 될 것”이라면서 “미국이 대만과 정치 군사적으로 손잡으면 중국은 두말없이 무력으로 대만 통일대업을 완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여행법' 등 친 대만 법안을 무기로 중국을 견제하고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것이 대중 외교의 협상 카드로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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